법정의 마녀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다카기 아키미쓰 지음, 박춘상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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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치 않게 '일본법'에 관한 내용이 등장하는 소설을 두 권 읽게 되었다. '검사동일체 원칙'을 알게 한 <<파계재판>>의 저자 다카기 아키미쓰의 <<법정의 마녀>>가 그 한 권이며, 인천에서 일어난 한 사건을 떠올리게 만든 <<연쇄살인마 개구리남자>>가 나머지 한 권이다.

일본법이지만 우리네 법과 비슷한 구석들이 있다. 특히 <<연쇄살인마 개구리남자>>에서는 소설속 사건, 범인의 심리상태, 법정 구형등이 너무나 비슷해서 소름이 끼칠 정도였고 <<법정의 마녀>> 역시 한국 드라마로 각색해도 무리가 없을만큼 자연스러웠다. 다만 법체계의 모순을 꼬집거나 비판하는 쪽이기 보다 탐정 대신 변호사가 살인사건을 추리해나가는 추리소설이기에 복잡하지도 난해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술술 풀리는 통에 마지막에 또 다른 반전이 숨겨져 있지 않을까? 살짝 기대를 더했을 정도.

 

 

::  story

 

아버지대부터 유명 변호사였던 하쿠타니 센이치로에게 자신이 곧 살인 피해자가 될 지도 모른다며 찾아온 가와세 산업의 대표 가와세 유조. 유언장 작성이 아닌 사후 처리를 부탁하는 그는 좀 복잡한 집안의 가장이었다. 결혼 세 번, 자식이 셋. 외부에 둔 정부 하나. 음독자살한 두 번 째 부인, 딸 나이뻘인 아름다운 세 번 째 아내, 얼마전 집 안에서 일어난 고양이 음독살해사건.....불협화음이 계속되어온 가정이었다. 그리고 얼마 후 정말 그는 살해당했고 세 번째 부인이 범인으로 지목된다.

나이나 처지에 비해 너무나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그녀의 표정은 사람들의 오해를 사기 충분했고 "마녀"로 지목된 그녀에게 곧 사형이 언도될 수순이었다. 그 법정에 하쿠타니 센이치로가 섰다. 마녀 아야코의 변호를 위해. 전혀 승산이 없어 보이던 사건이 뒤집히는 건 역시 '사람'에게서 발견된다. 살인사건 아래에 감추어진 추악한 가정내의 진실. 이기적인 자녀들 모두가 똘똘 뭉쳐 죄없는 새엄마를 단두대로 밀어버리려고 했던 대목에서 센이치로가 앞부분에서 읊은 부분이 떠올려졌다

"닮은 사람은 닮은 인생을 산다. 이것은 어떤 관상학 책이든 실려 있는 기본 지식이었다...p30"

사건의 뚜껑을 열고보니 가장 추악했던 가와세 유조. 그를 닮은 자식들. 아내라는 명목하게 이방인으로 머물렀던 가여운 여인이 하마터면 그 아름다운 생을 감옥에서 썩을 뻔 했다. 비록 소설 속 이야기지만 이런 일,,,세상 어딘가에서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고....단언할 수만은 없다. 슬프게도.

 함께 이름이 회자되는 '요코미조 세이시','시마다 가즈오' 중 여전히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을 가장 선호한다. 2차 세계 대전 후 쓰여진 이야기인데도 현재 각색되어져도 전혀 무리가 없을만큼 천재적인 스토리텔링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다카기 아키미쓰'의 작품 중 <파계재판>과 <법정의 마녀>는 그 무게감이 남다르게 느껴진다.

'가미즈 교스케 시리즈','오마에다 에이사쿠 시리즈','지카마쓰 시게미치 시리즈','기리시마 사부로 시리즈' 등...시리즈를 많이 쓴 그의 연작 중에서도 개인적으로는 '하쿠타니 센이치로 시리즈'가 가장 인상적이다. 7개의 센이치로 시리즈가 다 번역되어지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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