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전쟁 1 - 풍계리 수소폭탄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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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책을 읽고 심각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분노가 치밀어 오르거나 눈물이 차오르거나 소리를 지르게 될 때도 있었다. 역사, 정치, 문화를 두고 이토록 팩트폭격형 진실을 펜을 통해 내뱉는 작가가 몇이나 있을까. 최신작 <미중전쟁>을 읽으면서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스타 펀드 매니저가 자살했다. 가족에게 유언장 하나 남기지 않고. 죽기 전 그가 한 일이라곤 누군가와 통화를 했고 인터넷을 확인 한 후 밀실이 된 자신의 사무실에서 죽음을 맞이했다는 거다. 전날 그와 유쾌한 디너타임을 가졌고 익일 오후 만날 약속을 했던 주인공 김인철로서는 당췌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난 셈이었다.

세계은행에서 파견된 조사요원인 김인철은 돈의 흐름을 쫓다가 졸지에 살인의 배후를 쫓는 일에 발을 담그게 되었고 IS, FBI, 트럼프, 러시아, 문재인 대통령, 시진핑 주석, 김정은의 판에 끼어들게 되어 버렸다. 시시각각 변하는 정치판 속에서 그가 찾아야하는 건 '사람'일까?,'진실"일까?,'이해관계'일까?

이야기의 판이 점차 커지면서 드는 의문은 하나 둘씩 늘어갔다. 그 와중에도 작가의 책은 가슴 한 구석을 또 답답하게 만들기도 했다. <썰전>에 나와 몇몇 사건에 대한 추론과 진실을 이야기했던 작가의 통찰력에 이미 놀란 바 있고 소설을 통해서도 그가 주목하고 있는 것들의 심각성을 인지하곤 했지만 이번 소설의 무게는 달랐다. 지나간 것이 아니라 현재의 것이며 한발짝 앞선 우리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기 때문에.

 예나 지금이나 한국은 왜 이토록 나약한가. 속빈 강정처럼 왜 주체적일 수 없는 것일까? 외교에서조차 약지 못해서 추풍낙엽같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나. 싶은 마음에 울컥했다. 1권을 읽었을 뿐인데도 마음은 참 무겁다. 불편한 진실 앞에 선 사람마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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