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진 2
댄 브라운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페인에서 제자의 죽음을 목도한 로버트 랭던은 예비 왕세자비 암브라와 함께 그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모처로 향했다. 그가 발표하려던 내용을 세상에 다시 내어놓는 것. 그것을 목표로 저장고를 찾는 랭던 일행과 그를 쫓는 암살자 그리고 경찰의 추격이 이어진다.

생각지도 못한 청혼을 받게 되었지만 그보다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은 후 변해버린 약혼자에게 받은 상처가 더 컸던 암브라는 혹시 그가 배후 세력일까봐 불안하고, 매번 고비를 넘겨야했던 랭던은 그 발표안이 궁금했다. 뇌섹남 랭던과 아름다운 암브라를 돕는 컴퓨터 윈스턴의 활약상이 2권으로 이어진 가운데, 살인범의 정체가 너무 빨리 노출된 것은 아닌가 싶어지기도 했다. 그렇다고 재미가 떨어진 것은 아니었다. 책에서도 언급된 바와 같이 잘못된 믿음이 무서운 파급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소설 밖에서도 우리는 쉽게 접하곤 하니까.  그런 맹신도 중 한 명이 범인일 뿐이다. 이 소설 속에서는.

 

 

지난해 가우디의 건축, 가우디의 생에 대해 미리 봐 두길 잘했다 싶다. 책의 곳곳에서 언급될때마다 떠올려볼 수 있었으므로. 그의 모든 건축이 아름답게 보이진 않았지만 몇몇 건축은 정말 신기했고 또 일부는 아름답기도 했다. 건축학도는 아니지만 그의 명성은 문외한인 내게까지 들려올 정도였으므로. 다만 그 천재 건축가의 말로가 너무나 허망하게 끝나버려 황당했는데 다행히 소설 속에서 중심 배경축은 가우디가 아니라 과학이었다. 종교와 양립할 수 밖에 없는 과학.

어느 강연에서 들은 것처럼 '여섯 번째 종말'이 다가오고 있는 것일까. 자연이 주는 경고를 너무 하찮게 여기고 있는 것을 아닐까. 바로 내일 닥칠 일이 아니라고. 자연재해가 언급되진 않았지만 과학적으로 타산해본 결과 인간은 새로운 종에 흡수되어 버리고 그 종이 무섭게 번식해나갈거라는 예상은 무서울 수 밖에 없다.

 

 

 

어느 쪽을 선택할 건가요?
종교없는 세상?
과학없는 세상?

 

 

작가가 던지고 있는 물음에 쉽게 답할 수 없다. 둘 다 무섭다. 어느 쪽이든 후회가 많이 남게 된다. 지금처럼 치열하게 공방전을 치루면서 둘 다 공존했으면 하는 욕심이 앞선다. 랭던과 암브라도 그 답을 찾아가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선 두려움이 일지 않았을까. 막상 찾은 답이 절망을 품고 있을까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죽은 '커시'의 발표 데이터를 찾아냈고 세상에 공표했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감당은 개인 각자의 몫이 되었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있던 요즘 1권과 2권을 동시에 읽었다는 건 이 책이 주는 재미가 대단하다는 거다. 피로함을 잊고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쉬지 않고 읽어댔다. 결과 두 눈에 얼음찜질을 해대야 했지만. 로버트 랭던이 등장하는 소설이니까. 그 읽을 가치는 충분했다. 이번에도 댄 브라운은 한 사람의 독자에게 즐거운 선물을 선사했다. 벌써부터 그의 다음 소설이 기다려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