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첫 생활 - 내 삶을 즐기는 생활 아이디어 79
야나기사와 고노미 지음, 정미애 옮김 / 컬처그라퍼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다르지 않았다. 독립 후 스스로 챙겨야 하는 싱글의 삶은 어딘지 모르게 비슷해 보인다. 가스 요금, 각종 세금, 청소, 빨래, 음식을 만드는 일까지 일일이 내 손을 거치지 않고서는 깨끗하게 완성되지 않는다. 약간은 귀찮은 그 일이 처음에는 얼마나 설레었었는지. 그대신 자유를 얻었으므로.

총 5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는 책은 작고 얇은 문고판 사이즈로 출판되었다. 한국의 여성이 쓴 글도 아니다. 하지만 공감가는 부분이 적지 않다. 정리와 버리기 위한 16가지 팁에서는 허세보다는 좀 더 알뜰하게 살아가는 현실적인 팁을 알려주고 있다. 가령 사용한 물건은 제자리에 두는 습관이나 쓰레기 수거일 전날 밤 10분의 청소로 쾌적함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욕심 부리지 말고 1년에 두 번은 옷정리를 하면서 안 입을 옷을 걸러내고 목욕수건 보다 약간 크기가 작은 세안 수건을 일상화하면 청결과 비용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도 있다. 간단히 말해 보통의 싱글 생활의 첫걸음은 미니멀함과 정리로부터 시작된다. 드라마를 보고, 혹은 온라인 쇼핑에서 보여지는 사고 싶은 물건들을 다 구매한다면 여러모로 곤란해진다. 깨끗하게 치우는 것에 소질이 없어서 아예 어지르지 않는 편을 택한 나같은 사람도 있겠지만.

 

청소, 빨래, 손질을 위한 12가지 팁 파트에서는 주방용, 욕실용, 화장실용, 거실용...공간마다 전용 세제를 둘 수 없는 환경에서 중성 세제 하나를 청소에 활용하는 법이나 세탁에 대한 부분들이 주를 이루고 있고, 매일 차리는 밥상을 위한 17가지 팁 에서는 한끼 식사로 적절한 메뉴, 식재료 보관법 및 구매욕심을 버리게 만드는 '하나씩만' 페이지를 눈여겨 볼만하다.

살림 계획과 준비를 위한 16가지 팁 은 가장 현실적인 충고를 담고 있는 파트다. 계획성 있는 금전 관리에 관한 팁들이 즐비하므로 중점적으로 읽어두어도 좋다. 과소비 방지책, 예산 책정하기와 씀씀이 파악하기는 독립한 지 꽤 된 나조차 초심으로 돌아가서 읽게 만드는 내용들이었고 몇 번 쓰다가 만 가계부도 이렇게 다이어리에 부담없이 그날그날 기록할 수 있다면 다시 한 번 더 시도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또, 외식에 대한 제한을 둔 적은 없었는데 일주일에 두 번이라는 규칙을 정해놓고나면 그대로 지켜지지 않는다고 해도 기본에서 +.-로 그 빈도수를 계산해 볼 수 있어 유용할 듯 했다.

 마지막으로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한 18가지 팁 에서는 즐거운 규칙과 예외상황들을 정리해 두었는데 그 중 '나에게 주는 선물 여행'은 당장이라도 다시 시작해보고 싶어지는 대목이기도 했다. 꼭 여행이 아니어도 한 달에 한 번 고생한 나를 위해 선물을 하나씩 고르곤 했는데 언제부턴가 잊고 살았다. 책을 넘기면서 다시 설레는 마음으로 돌아가 추억을 더듬고 지금의 내게도 필요한 것들은 체크해 두었지만 사실 이 책은 독립의 꿈을 품고 있는 대학생 조카에게 알려주고 싶은 책이다. 독립 전 체크해두라고.

읽기 부담스럽지도 않다. 한 두 문장으로 이루어진 서너 단락의 짧은 내용이 한 페이지를 이루고 있고 페이지마다 빠짐없이 사진이 등장하기 때문에 정말 편하게 읽기 좋은 책이다. 이동 중 가방 속에 쏘옥 넣고 다니면서 읽기에도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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