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만드는 나무 커틀러리 DIY - 30인의 목공예가가 소개하는 커틀러리 & 다이닝 소품 350점
니시카와 타카아키 지음, 송혜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손을 무언가를 만드는 일은 참 멋진 일이다. 그 솜씨가 부러운 사람들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지....! 평범하고 게으른 내게 그들은 경외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특히 몇 십년을 한 길만을 걸어온 장인들의 거친 손은 그 어떤 고운 손보다 감동적일 수 밖에 없다. 논픽션 작가이자 편집자인 니시카와 타카아키가 만난 30인의 목공예가들은 놀랍게도 모두 파파할아버지는 아니었다.

 

 

스물여덟부터 스푼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구보타 요시히로씨는 요즘 젊은 사람 같지 않았다. 묵묵히 앉아 나무를 조각하는 작업이 그는 왜 좋았던 것일까. 또 왜 200개의 스푼 전시회를 열 생각을 했던 것일까. 그의 숟가락은 일반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 하나의 세트인 것처럼 앙증맞고 예쁜 숟가락들이었다. 특히 꽃무늬가 두 개나 새겨진 포크는 정말 탐났다. 운수회사를 하다가 '나무공방 있다'를 운영중이라는 사토 요시나리의 숟가락도 참 독특했다. 꼭 나무 밥공기에 손잡이를 달아놓은 형상이랄까. 주식이 쌀인 한국인이라 매일 밥을 먹고 있는데도 단 한 번도 다른 모양의 숟가락을 상상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을 지경이랄까. 깊이도, 길이도, 모양도, 사이즈도 작가별로 개성있게 만들어진 스푼은 모두 나무로 만들어진 작품들이었다. 놀랍게도.

 

 

만들어서 전시회도 하고, 가족이 직접 쓰면서 보완해나가기도 한다는 그들은 숟가락 외에도 포크, 버터 나이프, 국자, 상자, 밥상, 그릇, 도마 등등을 공들여 깎아 완성했고 책에서 보여주는 350점으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오늘도 더 그들다운 다이닝 소품들을 만들어 내고 있을 것이다. 솔직히 숟가락이라고 해서 쉬워 보였다. 하나 정도는 따라서 만들 수 있겠지? 했건만 만드는 법이 자세하게 나와 있어도 선뜻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다이소에서 천원에 나무 젓가락 하나 구매하는 것이 훨씬 편해서가 아니다. 얼마나 공들여 깎았는지 알기 때문이다. 이렇게 멋지게 완성할 수 있을까? 내가 만든 숟가락으로 밥을 먹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인가? 이런 의문이 먼저 들어 버려서다. 그만큼 근사했다. 손으로 만든 나무 커틀러리들은...

 

 

커틀러리란 양식을 먹을 때 쓰는 금속으로 만든 스푼이나 포크, 나이프 등을 지칭하는 용어라고 한다. 나무 커틀러리의 매력은 '온기가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저자는...! 취재를 하면서 목재 문화에 관심이 쏠리게 되었는지 원래 관심있던 분야를 취재하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저자 니시카와 타카아키는 '목재 문화교육의 보급'에 힘쓰고 있다고 했다. 그 덕분에 이렇게 훌륭한 소품들을 이 먼 바다건너 땅에서 편하게 구경할 수 있으니 그에게 감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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