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는 고양이 기분을 몰라 - 어느 심리학자의 물렁한 삶에 찾아온 작고 따스하고 산뜻한 골칫거리
닐스 우덴베리 지음, 신견식 옮김 / 샘터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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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이 넘은 신경의학과 교수에게 슬쩍 다가와 둥지를 튼 길고양이 '나비'. 무슨 마음으로 캣맘도 아닌 할아버지 곁으로 슬금슬금 다가왔을까. 고양이들에게는 '저 사람이 내 집사야'라는 촉이라도 있는 것일까. 나 역시 길고양이 '나랑곰'과 '마요마요'와 함께 살고 있다. 일종의 간택 당한 셈인데, 녀석들의 마음은 참 알기 힘들다.

 

 

오십 대에 남편을 잃고 개와 고양이를 키워온 노모와 달리 저자는 '절대 개나 고양이를 키우지 않을 거야'라고 확고한 결심을 하고 살고 있었다. 적어도 회갈색 얼룩 무늬의 '나비'가 창고에 자리잡기 전까지는. 누군가가 잃어버린 고양이인가 싶어 전단도 붙여보고 보호소도 찾아가보고, 경찰에 신고도 해 보았지만 꼬마 고양이 나비는 노부부의 집 외출 고양이로 살게 되었다. 딸과 손자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면서.

2주씩 장기간 집을 비우곤 했던 그들을 위해 딸은 기꺼이 탁묘자로 나섰고 모두의 도움과 사랑 하에 작은 생명에게 집이 생겼다. 하지만 그는 나비 덕에 교훈을 얻었다고 고백한다. '나비는 스스로 삶을 선택해야 하고 우리는 친절한 태도를 지키면서 함께 지내고 싶다는 것을 보여주면 그만이다' 라고. 절대 고양이를 키우지 않겠다던 남자는 나비의 외출이 길어지면 안절부절 걱정하기도 하고 녀석에 대해 알고 싶어 인터넷 검색에 시간을 할애한다. 골골송에 감격하고 그루밍하는 모습을 사랑스럽게 지켜보는 흰 머리의 할아버지라니.....!

 

 

 

고양이가 우리를 골랐지 우리가 고른 게 아니다
p168

 

 

 

나비와 그들이 서로 삶의 일부가 되었다는 문장이 가장 따뜻하게 읽혔다. 그 마음을 100% 공감하는 고양이 집사로 살고 있어 더 뭉클했달까. 15년 즈음 지나면 저자는 아흔 살이 된다. 아내랑 고양이와 함께 오래오래 함께 살고 싶다는 그의 소망이 부디 이루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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