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할멈 - 어떤 할머니의 부엌살림 책
김옥란 지음 / 포북(for book) / 201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가정 요리 선생으로 30년을 살아온 김옥란 대표가 '할머니라고 얕잡아보지 마세요'라며 낸 책 한 권은 레시피북이 아니었다. '꿈꾸는 할멈'이라는 닉네임으로 블로그 활동을 하던 그녀를 두고 '할머니가 무슨 블로그냐"로 어이없어 했다지만 유쾌하게 웃어 넘기면서 긴 살림 훈장을 책으로 펴낸 그녀의 이야기는 아름다웠다.

 

 

매일 삼시세끼를 챙겨먹는 일도 고된 고민임을 깨닫게 된지 20년. 한결같이 똑같을 것만 같은 부엌살림이 그녀의 손을 타며 예뻐지고 고와진다. 물론 도시에서 온 그녀보다 더 농사 도사인 할멈들이 이웃에 지천으로 깔려 있다. 그녀들에 비해 모종도 늦었고 농사솜씨도 얕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 만만하다. 실하게 키우는 대신 이쁘게 키우겠노라고~ 그건 또 잘한다고.

 

 

이 한문장만으로 나는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짐작이 갔다. 그리고 어떤 엄마인지도. 스스로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 차 있으며 남들과 비교하기 보다 자신이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사람이 타인에게도 배려심있게 군다는 것을 경험으로 터득했기 때문이다. 아, 이 유쾌한 할머니, 만나보고 싶어진다. 

 

 

마당 있는 집에서 텃밭을 가꾸며 자급자족 프로젝트에 매달리고 있지만 생각만큼 쉽진 않았던 것 같다. 동네 개도 키운다는 아욱밭은 보기좋게 실패했고 토마토밭은 실한 과실보다는 웃음을 더 많이 안겨주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심고 싶은 것이 많다는 그녀는 정말 열정 할머니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그녀의 살림은 세련되고 매끄러운 맛보다는 아기자기하면서도 넉넉한 웃음을 주는 그것에 가깝다. 바늘 쌈지를 만들고, 차를 내어 마시고, 책도 읽고, 요리도 하고, 레시피를 싣는 것도 빼먹지 않은 이 책!! 정말 볼거리가 가득하다. 매달 발행되는 잡지들이 매달 이렇게 실하게 나와 준다면 주머니 톡톡 털어서 정기구독할텐데.....!! 킨포크라이프가 어디 따로 있나. '꿈꾸는 할멈'이 벌써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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