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까짓 사람, 그래도 사람 - 숨기고 싶지만 공감받고 싶은 상처투성이 마음 일기
설레다 글.그림 / 예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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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까짓 사람, 그래도 사람>에 등장하는 일러스트들은 갤러리에 걸려 있어도 참 멋지겠다 싶은 그림들이였다. 산책하듯 천천히 거닐다가 마음에 드는 그림 앞에서는 잠시 멈추어 서서 오랫동안 보아도 좋을...그런.. 시간을 책 한 권으로 즐겼다. '마음을 그리는 작가' 설레다 의 심리 치유 에세이는 '나도 그래. 너랑 같아' 라고 말을 걸어 오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속에 꼭꼭 숨겨놓은 마음 몇 개를 들킨 것만 같아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만 간직하고 있던 내 마음을 누군가가 엿본 것 같아서. 반대로 같은 마음의 누군가를 들여다 본 것 같아서 위로 하고 싶어지기도 했지만.

감성메모는 머릿 속에 기록하는 것도, 마음 속에 새기는 것도 아닌, 공감의 버튼을 누르는 일과 같았다. 별 것 아닌 하루하루....그냥 '이렇게 오늘 하루도 지나갔구나'라고 생각했던 나날들이 이런 감성으로 채워져 나갔던 것이다.

 

 

'사람이 희망이다'라는 글이 마음에 와 닿았던 시절이 있었다면, 요즘 내겐 이 책의 제목이 더 위로가 된다. 사람에게 실망하는 순간이 와도 상처받기 보다는 '에잇!! 그까짓 사람!!!'이라면서 훅~~ 던져 버리고, 외롭고 쓸쓸함이 몰려오는 날엔 '그래도 사람!!!'이라면서 희망을 걸어보며 사는...인생 별거 없어 이렇게 살아가자고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는 그런 책!!! 내게 이 책은 그래서 공감북인 동시에 힐링북으로 읽혔다.

 

 

타인과의 소통에 앞서 내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마법같은 주문이 그림 속에 있다. 그래서 자꾸만 벽에 붙여놓고 바라보고 싶어졌다. 가장 마음에 드는 페이지를 슬쩍 오려 책상 앞에 붙여놓아 본다. 마음에 바람이 불어오는 어느 날, 이 그림 한 장은 약손처럼 마음을 어루만져주리라!!

 

 

사람들 속에 섞여 있고 싶다가도 때로는 아무 말 없이 홀로 시간을 보내고 싶기도 하는 이율배반적인 마음이 파도처럼 휘몰아칠 때가 있다. 변덕스러워서가 아니라 홀로 보내는 시간의 힘을 알고 있기에 나이가 들 수록 그 시간을 참되게 보내고 싶어진 거다.

정말 '이대로 잠시만..'을 외치고 싶지만 그렇다고해서 변명처럼 주저리주저리 마음상태를 늘어놓으며 수다떨고 싶지는 않을 때. 그런 마음이 드는 순간이 좀 잦다. 요즘엔. 이럴 때 가장 좋은 처방은 '책'이다.

 

 

시대가 달라졌다. 내일을 준비하기 위해 오늘을 열심히 살아내라는 충고는 이미 올드해졌다. 차라리 '어제를 떠올리지 않아도 괜찮고, 내일을 계획하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위로하는 <그까짓 사람 그래도 사람>의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쉽게 다치지 않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마음이 괴로우면 아름다움을 보고도 감탄할 수 없고 즐거움을 즐길 수도 없다. 그래서 신체의 건강함만큼이나 마음의 건강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따뜻한 차 한잔이 그리워지는 계절, 좋은 책 한 권을 펼치며 마음의 건강을 챙겨보자 싶어 펼쳐든 책에서 나는 마구마구 "좋아요!!"를 눌러대고 있었다. 읽어보면 안다. 이 위로가 얼마나 따뜻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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