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사계절 : 봄의 살인 살인의 사계절 시리즈 Four Seasons Murder 4
몬스 칼렌토프트 지음, 강명순 옮김 / 문학수첩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여형사 말린은 10대에 딸 토베를 낳았다. 몇 살 위였던 남편과는 현재 헤어진 상태이며 <살인의 사계절> 중 두번째 이야기인 '봄의 살인' 도입부에서 장례식장으로 향하며 마음속으로 죽은 엄마에게 읊조리는 생각들을 조합해보면 그녀의 어머니는 그리 다정한 여인은 아니었던 듯 하다. 경찰관이 되겠다는 딸을 조롱하기도 했고, 어릴 때 아이를 낳아 자신이 생각한 딸로 자라주지 않았던 것에 대한 원망으로 딸과 손녀를 외면했던 차가운 여인이었다.

 

ATM기가 도심 한 복판에서 폭발한 사건을 수사하는 도중, 말린은 그 사회적 체면을 중시하던 어머니가 생전에 바람을 피웠으며 심지어 그 남자의 아들까지 낳았다는 사실과 직면하게 된다. 그리고 장애가 있던 그 아들을 낳은 어머니도 그녀의 바람을 덮기로 한 아버지도 외면했다는 사실에 몸서리를 치고 말았다. 말린은 어머니와 달리 자신의 아이에 대해 책임을 다하기로 그 옛날 결정했던 10대였으니까.

 

ATM기 폭발 사고로 죽은 아이들은 대부호의 딸인 요세피나 마를뢰브가 낳은 아이들이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가족과 연락을 끊은 채 아이들을 낳았고 입양시켜 달라는 말을 남긴 채 마약에 찌들어 살았다. 그런데 누가 아이들을 죽인 것일까. 아이들의 아버지는 누구인가? 라는 의문이 남지만 이야기가 알려주는 정보들을 따라 계속 나아가다보면 그 끝엔 인간의 멈추지 않는 탐욕이 도사리고 있다. 가장 추악한 인간의 마음. 그 마음이 타인을 해하고 빼앗는다.

 

<살인의 사계절>시리즈 중 두번째로 읽게 된 '봄의 살인' 역시 그 재미가 빠지지 않았다. 4개의 계절을 다 읽고나면 어떤 마음이 남겨지게 될까. 누가 범인인가는 중요하지 않았다. 읽은 후 남겨진 생각들을 정리하는 일이 더 중요했다. 특이하게도 '인간'에 대해 넘칠 정도로 많이 생각하게 된다. 사회를 비판하고 꼬집는 사회범죄소설계열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인간의 추악한 단면들을 많이 들여다 본 것 같아 생각이 깊어진다. 자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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