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보보경심 2 보보경심 2
동화 지음, 전정은 옮김 / 파란썸(파란미디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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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시작되고 나서 원작 소설을 찾아 읽은 격이지만 1권을 읽을 당시, 드라마보다 그 내용이 앞서 있어 '앞으로 이렇게이렇게 진행되겠구나'라는 감이 있었다면 2권은 예습이 아닌 복습격으로 읽었다 할 수 있겠다. 그 골격은 그대로 가져오되 비슷한 상황과 설정이 있다고 하나 완전이 똑같을 수는 없기에 원작 소설과 각색된 드라마는 차이점을 보일 수 밖에 없다. '해수'와 '약희'의 느낌이 다른 것처럼.

 

평범한 20대 직장인이었던 장효는 사고 후, 300년 전인 청나라로 타임슬립되었고 그곳에서 13살 소녀 마이태 약희의 몸에 들어가 그 삶을 살게 된다.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운명이 뒤바뀌어 버린 탓에 약희는 강희제와 그의 왕자들과 얽혀 살 수 밖에 없었는데 그 와중에 약희의 형부인 여덟번 째 왕자와 사랑에 빠지고 만다. 하지만 그는 황제가 될 수 없고 피비린내 진동하는 왕자의 난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고 있는 장효로서는 그를 구하고 싶은 마음에 안절부절 상태까지가 1권의 주된 내용이었다면, 2권에서 그녀는 궁녀로 입궁해 강희제의 측근 시녀가 되어 그의 고뇌를 이해하게 된 동시에 넓은 궁이 얼마나 무섭고 살얼음판을 디디며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곳인지 알게 된다.

 

 드라마에서는 왕건의 새로운 후궁으로 입궁하게 된다거나 아껴주던 상궁의 죽음으로 상처 입은 채 빨래하는 무수리로 내쳐지는 스토리로 진행되었다면 소설에서는 때가 되어 입궁했고 열네번째 황자와 결혼하라는 황제의 어명을 어긴 댓가로 완의국으로 보내지는 것으로 진행되면서 약간씩 스토리상의 차이는 보이지만 이야기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방해받을 정도의 차이로 보여지지는 않는다.



다만 여덟째- 해수 -넷째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갈등이 심화되어 있으면서 적극적으로 해수에게 다가서는 넷째 왕자의 달달한 모습과 달리 소설 속 사왕야는 묵묵히 그리고 조용히 뒤에서 그녀를 위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그 매력이 사뭇 대조된다. 게다가 그 시절 중국의 왕자들에겐 정부인뿐만 아니라 둘째, 셋째 부인들이 수두룩했고 그 아들들이 이미 존재하고 있어 로맨스를 만끽하는데 약간 몰입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문화가 다르니 어쩔 수 없겠지만.
(물론 고려시대 왕족들도 일부일처제제는 아니었지만 드라마 속에서는 그들의 부인들의 존재는 부각되어 있지 않아 그냥 해수와 그녀에게 호감을 가진 왕자들로 보여진다) 

 

<보보경심2>에서 팔황자는 이제 칼을 빼 들었다. 정치권력과 떨어져 멀리가서 행복하게 살자는 약희의 권유를 뿌리치고 황제가 되기 위해 권모술수를 쓰는 남자가 되어 온화한 미소 뒤에 감춰진 싸늘한 눈매를 드러내었고 반대로 사황자는 전농생황에 심취한 듯 강희제의 눈에 들며 조용히 발톱을 숨기고 있었다. 그 와중에 그의 장난스러운 아들이 한 두 번 등장했고, 묵묵히 뒤에서 약희를 보살피는 애잔한 마음 씀씀이를 드러내기도 했다.


2권을 읽는 내게 복병은 열네번째 였다.  드라마에서는 그저 어리게만 보이던 모습이지만 소설속 열네번째는 약희를 위해 무서운 아버지 강희제와 소리 높여 싸우기도 하고, 모두가 눈치만 보고 있을 때도 적극적으로 아버지를 찾아가 몇 차례씩이나 약희를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전쟁에 나가 큰 공을 세우는 등의 용맹함도 보이면서 그는 소년에서 남자가 되어가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소설은 한 컷의 영상보다 많은 부분의 페이지를 할애하며 등장인물들의 마음 속까지 묘사되어 읽는 내내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 소설의 재미와 영상의 재미는 각각 달라 무엇이 더 좋다! 나쁘다!를 평할 수는 없겠지만 다른 문화권의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보보경심>은 한 번 손에 쥐면 다 읽을 때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드는 마력을 발휘하는 소설이다. 몰래 로맨스(팔황자와)로 상처받은 마음과 오해로 헤어져야했던(사황자) 마음을 다 껴안은 채 여전히 빨래를 하고 있는 약희의 사정은 변하지 않았다. 아직 강희제 서거 전이고, 황자 중 그 누구도 죽지 않았으며 그저 태자가 폐태자 되었을 뿐이다. 그래서 마지막 남은 3권에서 그 모든 집약적 남은 이야기들을 얼마나 짜임새 있게 엮어 놓았을지 궁금해진다.

 

스토리상 더 많이 가 있는 드라마도 아직 남겨진 이야기가 많은데, 소설 은 그만큼의 진도도 나가지 못한 상태에서 이제 겨우 한 권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리고 묘하게도 드라마와 원작소설을 읽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책읽기를 다 하고 나면 중국에서 방영되었다는 원작 드라마를 한 번 보아야겠다 싶어진다. 궁금해졌다. 그들의 모습이...그들의 사랑이...그들의 마음이.....! 분명 다 알고 있는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모르는 척 처음부터 보고 싶어졌다. 얼마나 같은지, 또 얼마나 다른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다. 그 결말이 슬플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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