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고양이 - 사계절 게으르게 행복하게
미스캣 지음, 허유영 옮김 / 학고재 / 201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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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깜찍한 캐릭터가 가득한 책, 너무 좋아!
단체 사진 찍는 거 정말 끔찍하게 싫어했는데, 고양이 단체 사진은 너무 바람직한(?) 모습이라 눈길을 거둘래야 거둘 수가 없다. 단 한 녀석도 같은 표정이 없다. 그래서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계절 내내 보아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얼굴들. 사람얼굴은 밝고, 선한 얼굴이 좋은데 고양이 얼굴은 도도하거나 새침해도 좋다. 또 뚱하면 어때? 어떤 표정이건 고양이니까 용서되는...사랑스러운 면죄부를 갖고 태어났다. 이 러블리한 생명체는...

 

블로그 방문자수 200만을 넘어선 대만의 작가겸 일러스트레이터인 '미스캣'의 그림은 사실 책에 앞서 이웃님의 포스팅에서 먼저 본 적이 있다. 배경은 참 따뜻한 느낌을 전하는데 고양이들의 표정은 상큼하기 그지 없어 얼른 스크랩해 왔더랬다. 분명 함께 살아본 사람만이 아는 표정들이다 싶었는데 역시나 미스캣은 어릴 적부터 고양이, 강아지 친구와 장난치며 자랐다고 했다.

 

 

 

 

 

일본의 목판화 '우키요에'에서 모티브를 따왔다는 <또 고양이>는 그래서인지 집사들에게 단단히 입소문을 탄 책이었다. 이미 많은 리뷰들이 올라와 있어 얼른 구매해야지!! 했건만 이러저러한 이유로 미루다가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꿈에서도 소망했던 이 책!! 지구상 모든 사람을 애묘인으로 만들겠다는 그 결심!! 꼭 이루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더 간절해지는 건 이 책을 보는 날 일어난 한 사건 때문이었다. 손발이 묶여 쓰레기 봉투에 담겨 음식물과 함께 버려져 있었다는 고양이 소식! 하루가 지나고 어느 못된 인간의 소행인지 밝혀졌다고는 하지만 마음이 참 씁쓸해지는 건 막을 도리가 없다.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괴롭힐 권리는 없다! 자꾸만 잊어버리는 인간들의 뇌에 이 그림들이 따뜻하게 박혀버렸으면 좋겠다 싶어진다.

 

미스캣(본명 왕위팅)의 소망처럼 지구상 모든 사람이 애묘인이 되면 이런 말도안되는 사건들이 뉴스지면에서 사라지지 않을까. 채소를 먹고 수업시간에 도시락을 까먹고(?) 친구와 함께 차를 마시고 대청마루에 드러누워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하는 건 인간이나 고양이나 똑같은 모양이다. 그런 일상들이 동글동글하게 그려져 더 예쁜 <또 고양이>속에는 우리집 고양이들의 얼굴도 숨겨져 있었다. 지도책을 펼쳐든 라임이, 이불을 둘둘말고 앉아 눈구경하고 있는 나랑곰, ox놀이에 열중하고 있는 호랑냥이, 생선에 집중하고 있는 라나, 열심히 금붕어를 낚고 있는 마요마요, 낙엽속에 숨은 꽁여사....있다! 있어! 우리집 고양이들도.

 

 

유머가 있고 나른함이 엿보이는 그림들은 족자를 만들어 걸고 싶을 만큼 탐나는 것들이라 책을 몇 번이나 다시 펼쳐들었는지 모른다. 고양이 캐릭터는 정말 어떤 그림이든 소장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묘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집사가 되고나서 지갑은 털털 털리는 중이지만 웃음은 두 배, 세 배 넉넉해졌다. 자꾸만 웃고 싶어진다. 고양이들을 보고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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