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비밀 - 아프리카에서 보낸 편지 아침이슬 청소년 11
헤닝 만켈 지음, 이미선 옮김 / 아침이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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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완벽하지 않다. 빠른 산업화로 여기저기 곪았던 고름들이 터져나오고 있고 문화적 완급을 다져오지 못해 소실된 부분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날,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NGO활동가 "한비야"씨가 했던 말이 떠올려졌다. "전쟁을 겪고 난 후 후원을 받던 대한민국이 이젠 후원을 하는 나라가 되었다" 라고-. 당시엔 그저 감동이었던 이 말의 참뜻을 이해하게 된 건 후원을 받았던 국가가 후원국으로 거듭난 예를 그 후론 발견하지 못했디 때문이리라.


현재 많은 나라에서 아프리카를 돕고 있지만 아프리카는 자력의 힘이 미약하다. 언젠가 우리 나라처럼 후원국에서 지원국으로 우뚝 서 주길 소망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들려오는 이야기는 가슴아픈 것들 투성이다. 학창시절 읽었던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 '뿌리' 에서 얼마나 멀어진 것일까. 그들의 삶은...그리고 기회는...!!!

 

 

<빨간 리본>을 읽으며 찾아보게 된 북유럽 작가 헤닝 만켈(혹은 헨닝 망켈).
범죄소설이었던 <빨간 리본>에 비해 책의 두께는 훨씬 얇고 그 잔혹함은 덜할지 모르나 남겨진 것들의 힘은 훨씬 컸다. 한 어린 소녀를 통해 결코 우리가 잊어서는 안되는 삶에 대한 의지와 강인함 그리고 희망을 엿보았다.

 

 

 

 

"우리는 어쩌다 이렇게 죽은 사람들이 가득한 세계로 쫓겨나게 되었을까"   - P25  - 

 

 

 

이 한 문장이 사람의 마음 속 울음을 짜낸다. 어린 소피아의 모든 삶이 폭발해 버린 건 아버지가 그녀를 살리기 위해 죽던 날이었다. 시체가 켜켜이 쌓이고 집들이 불타 없어진 날 살아남은 가족들과 마을을 떠나면서도 알고 있는 것보다는 궁금한 것이 더 많았던 모잠비크 소녀가 소피아였다. 누구나 헷갈려할만큼 쌍둥이 자매처럼 똑닮은 자매 마리아를 잃던 날 두 다리까지 함께 잃었지만 소녀는 의족을 달고 일어섰다. 장애에 대한 인식보다 새 남편을 맞이한 엄마와 떨어져 어떻게 살아가야할까? 를 더 고민했던 소피아는 바느질을 배우며 어둠보다 빛을 향해 걸어나갔다.



잃어버린 것이 참 많았지만 그로 인해 좌절하기 보다는 내일 얻어질 것들을 위해 열심히 살아나가는 모습을 통해 작가는 아프리카의 희망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폭력적인 새 남편이 감옥에 가게 되고 딸 소피아가 다시 마을로 돌아와 바느질 가게를 열게 되었을 때쯤, 엄마에게 소피아는 더이상 짐스러운 아이가 아니라 사람들의 존중을 받는 자랑스러운 딸이 되어 있었다.

 

 

지뢰를 밞아 장애를 안고 살아가게 된 소녀 소피아의 이야기 속에서 여러 교훈들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라는 교훈이 첫 번째였고, '누군도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이 두 번째 깨달음이었다. 가족은 아니었지만 소피아가 무언가를 하고자 했을 때 많은 이들이 그녀를 도왔다. 많이 가져서 나누는 것이 아니었다.

 

 

삶이 팍팍했지만 소녀를 치료하고 도시에 머물도록 도와준 닥터 라울, 배움을 계속 해나가야한다고 일러준 조제 마리아 신부, 두 다리를 잃고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낼때 기꺼이 친구가 되어준 호르텐시아, 집에 갈 차비를 보내준 간호사 라우린다, 바느질을 알려둔 파티마, 재봉틀을 물려준 토티오 할아버지....등등 많은 사람들이 소녀를 도왔다.

 

 

그래서 소설은 현실의 슬픔에도 불구하고 매우 희망차다. <불의 비밀>은 희망으로 기회를 만들어내는 소녀의 삶을 묵묵히 보여주며 슬픔의 땅 아프리카의 내일을 꿈꾸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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