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클리커 트레이닝 - 칭찬으로 문제행동 수정하기
마릴린 크리거 지음, 김소희 옮김, 신남식 감수 / 페티앙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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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다' 책을 읽으며 든 생각이다. 네 마리 고양이와 마요마요를 합사할 때 나름 방을 분리하여 격리도 하고 방문을 닫아놓았다가 방문 대신 튼튼한 철장을 끼워 서로의 생활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든 후 2년이라는 시간을 걸쳐 천천히 합사를 시도했는데, 신경쓴다고 썼는데 결과적으론  망했다.

 

 

 

chapter5 <고양이끼리 사이좋게 지내게 하는 법>을 참고하면 '첫만남'부터 단추를 잘못 끼운 셈이다. 넷이면 충분하다~ 넘친다~고 생각해서 길냥이들 밥만 좀 챙겼을 뿐 입양을 고려한 적이 없었다. 구조를 한 것도 아니고 갑작스레 마요가 집에 오게 된 케이스라 집을 나설때까지만해도 집냥이들에게 그 어떤 언질을 준 적이 없었다. 하물며 사전 양해를 구하거나 준비를 시키지도 못했다. 그래서였을까.

 

지칠대로 지쳐 제발 저 좀 데려가라~며 내 가방에 들어와 꼼짝을 안하고 버티던 마요를 데리고 들어와 방으로 직행했을 땐(너무 늦어 동물병원에 가지도 못한채...근처 24시간 동물병원도 없고 6시면 문을 닫음) 집냥이들은 낯선 냄새에 당황했더랬다. 표정에서부터 읽혀졌지만 일단 마요부터 진정시키고 먹이고 대충 닦이고 방석 및 물품들을 좀 내어주고 방을 나와서 이래이래 되었다고 뒤늦게 집냥이들에게 양해를 구하긴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던 것. 

저질러놓고 구하는 양해는 통보일 수 밖에 없었다. 첫만남이 중요하다는데 그걸 제대로 망친 집사에게 단단히 토라진 녀석들과 만사 귀찮은 새로운 고양이 마

순서대로라면 어떻게 해야 옳았을까.

 

 

먼저 새고양이의 이력을 확인하고 사전준비를 해 두어야했다. 익숙한 물건들로 채워진 독립 공간을 만들어 준 다음 클리커 트레이닝을 통해 문제행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독인다음 다른 고양이의 냄새를 묻힌 양말등을 문질러주면서 후각부터 익숙하게 만든다. 마치 전화 통화와 비슷하다는 이 페로몬 교환이 익숙해지면 계속 시도하면서 문이 닫힌 상태에서 함께 밥을 먹도록 준비하고 문 틈을 통해서는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장난감을 마련해 서로 놀 수 있도록 플레이타임을 갖는다.

 

 

물론 사이사이 먹이 보상을 해주어 긍정의 이미지도 심어주면서. 이후 공격성이 발견되지 않을 시점에서 한 공간에 거리를 두고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거리를 좁혀나가되 절대 성급하게 굴면 안된다고 충고하고 있다. 모든 고양이는 다르기 때문에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적대감 없이 잘 지내게 될 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한다. 모든 것은 고양이의 스케줄에 따르는 걸로~

 

 

뒤늦게 읽었지만 책의 지식이 전혀 쓸모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공격성 다루기"파트는 정말 유용했다. 기본적으로 우리집 고양이들은 사람에게는 무한 친화적이다. 물론 낯선 사람은 빼고. 익숙한 얼굴들에게는 한없이 애교쟁이들이다. 하지만 제각각 성격들이 다 달라서 다툼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마요와 꽁여사, 마요와 라나도 서로 불편함을 숨기지 않지만 가장 문제는 호랑이와 마요의 다툼이다. 한없이 다정한 고양이인 호랑이가 마요에게는 때때로 그 공격성을 드러낸다. 그래서 사례연구편에 실린 마스와 레오의 이야기는 남의집 이야기같지 않았다. 고양이간의 공격성에 대한 자문이 필요했던 내겐 유용한 섹션이었다.

 

 

그 외 화장실 문제, 이동장 트라우마 없애기, 스크래칭, 조리대 등반 등으로 골머리를 앓아본 적이 없어서 설렁설렁 읽고 지나쳤다. 하지만 분명 이 부분에 고민이 심각한 집사도 있을테니 전문적인 조언이 필요하면 꼭 파트별 목차를 먼저 확인하고 내게 필요한 부분부터 골라 읽기를 권한다.

 

 

'기다려'라는 대기명령을 지키는 것은 개에게만 해당되는 훈련성과인 줄 알았는데 고양이도 훈련을 통해 가능하다고 한다. 특히 열리는 문틈으로 돌진하는 습관이 있는 녀석의 경우라면 '기다려'라는 훈련은 반드시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아닐까. 다른 교육법도 많겠지만 클리커 트레이닝을 저자가 추천하는 까닭은 최고의 방법이기 때문이란다.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는 이 훈련법은 재미있기 때문에 고양이가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교육법이라고 하니 걱정요소가 많은 가정에서는 책이 제시하는대로 따라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듯 싶다. 

 

 

사실 기본적으로 고양이는 큰 문제 행동을 하지 않는 이상 자연스러운 모습 그대로 사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나조차도 누가 이래라 저래라하는 것도 싫고 밥조차 먹고 싶은 시간에 알아서 먹는데 하물며 고양이라고 알아듣지도 못하는 인간언어로 가르치려고 한다면 얼마나 귀찮을까. 싶어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 한 공간에서 터치하지 말고 그러나 배려 있게 피해도 주지 말고 잘 지내보자!! 첫 고양이에게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앉혀 놓고 심각하게!!!!(?)

 

 

말귀를 잘 알아들었는지 착하고 똑똑한 녀석들과 살고 있는 것인지 몰라도 아직까지는 큰 문제 없이 서로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성격이 달라 종종 싸울 일이 생기는 건 사람이나 고양이나 매한가지이므로 이제껏 크게 걱정하며 살진 않았따. 다만 며칠 전에 좀 심각하게 싸워 솜방망이가 아닌 발톱으로 한 녀석의 얼굴이 스크래치 당한 사건이 생겨 두 녀석을 예의 주시하고 있긴 하지만.

 

 

또 한가지 더! 불안하게 멈추지 않고 계속 진행되고 있는 지진으로 인해 대피할 때를 대비하여 이동장으로 들어가게 만드는 훈련을 해야하나? 고민 중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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