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타로와 나 - 도쿄 싱글남과 시바견의 동거 일지
곽지훈 지음 / 미래의창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산책 후 발 닦기, 비옷 입기, 주사, 젖은 빨래 터는 소리, 낯선 곳에 혼자 남겨지는 것....."

 

싫어하는 리스트만 보면 어느 성인 남자의 투덜거림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놀랍게도 저들을 싫어하는 건 2012년생 적색 시바견인 "코타로"다. 약 11킬로그램으로 세상에 중심을 잡고 네발 디디고선 귀욤진 얼굴의 코타로. 일본 IT기업에서 근무중인 한국인 곽지훈씨에게 입양되어 함께 한 해, 한 해를 더해나가고 있는 녀석은 "단 둘이 산다"

지금이야 모든 것이 코타로 중심으로 바뀌었다고 말하지만 두 남자의 동거는 처음에는 약간 삐딱거리며 시작했다. 일본에서 근무한지 4년째 되던 해, 시바견의 동영상을 우연히 보게 되었던 그는 치명적인 매력에 훅 빠져들게 되었지만 혼자 살고 있다는 현실 때문에 키울 엄두도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바견 육아책을 읽으면서 '시바견 브리더' 사이트를 찾아보기 시작했고 결국  회사 가가운 숙소까지 포기하고 이사를 감행하면서까지 '코타로의 입양'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한국인이라는 외국인이라는 신분으로 그것도 개를 데려온다는 조건은 독신자용 주택의 선택폭을 좁혀 놓았고 엘리베이터 없는 25년된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코타로를 데려올 수 있었다니.....외국에서의 이사는 정말 상상이상으로 힘든 일인가보다 싶어지는 대목이기도 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이직전 회사에서 근무시간이 연장되는 바람에 15시간 이상 홀로 '코타로'를 둘 수 밖에 없었던 점, 몸이 너무 아파서 개를 산책시키는 일이 힘들었던 점, 지진 등의 재해가 자주 일어나는 일본에서 근무시간 동안 혼자 코타로를 집에 두어야 한다는 점으로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지만 그는 코타로와 함께 하는 지금의 순간이 너무나도 소중하다고 고백하고 있다.

"아빠는 코타로를 너무 사랑한단다"(P211)  라는 한 문장이 너무나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나 역시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말처럼 중요한 것은 가족 구성원의 수도 아니고 한국에 사느냐 일본에 사느냐도 아닐 것이다. "언젠가 헤어지는 날이 오더라도 후회 없이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루하루를 소중히 보내고자 한다"(210) 는 그 마음이 중요하고 또 소중하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삶은 많은 위로와 웃음을 선물받을 수 있는 삶을 의미한다. 하지만 약간의 불편함도 감수해야만 한다. 여행을 맘 놓고 갈 수도 없고 늦게 귀가할 수도 없다. 털날림, 옷에 묻는 털도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고, 싫어하는 사람을 위한 배려도 감안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은 정말 '사소한' 일이다. 정말. 반려동물이 주는 기쁨에 비하면.

 1936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일본 고유의 견종인 '시바견'. 몇달 전 시바견은 이제 한국으로 입양보내지 않겠다라는 언급이 있었다고 해서 마음이 무겁기도 했다. 일본 토종개 중에서 80퍼센트나 차지할 만큼 사랑받고 있는 견종이라  그 마음이 더 한 것은 아니었을까. 어쩌다보니 지난달과 이번달에 걸쳐 시바견이 주인공인 책들을 많이 읽게 되었는데, 이는 예전에 비해 많은 책들이 발행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우리의 진돗개나 풍산개처럼 충성심이 강하고 운동량이 풍부하다는 시바견.


털갈이 시기가 되면 온 집안에 털이 날린다는 말에 '고양이 같아'라고 웃음을 터뜨렸지만 이 개를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상에서만이 아닌 주변에서 더 자주 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엉뚱한 상상같지만 집집마다 반려견, 반려묘가 있고 집앞 길냥이,길개들을 위한 밥터가 동네마다 한 두 군데씩 잘 유지되는 대한민국을 꿈꿔본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는 길아이들이라고해서 함부로 대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불어 버리는 사람들!! 이젠 제발 그만 좀 해주었으면 싶다. 특히 휴가철이 7~9월사이 또 휴가지에 버려진 동물들 소식이 올라오면 심장이 시커매지고 만다. 그들의 심장은 시커멓고 양심은 휴가지에 함께 버려놓고 오는 것인지!!!!!

 

이웃나라에서 콩닥콩닥 뛰어다니고 있을 코타로의 하루하루는 소식을 나누는 모두에게 해피바이러스가 되어 웃음꽃을 날리고 있다. 보기만해도 마냥 즐거운 코타로. 강아지를 반려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코타로는 너무나 매력적인 존재인 것을.....알고 있니, 코타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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