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지금 손끝으로 행복을 그리다
신인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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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 세상에 지친 당신을 위한 아날로그 처방전이라는 부제가 붙은 <NOW 지금 손끝으로 행복을 그리다>는 붉은색 표지의 강렬한 이미지를 표출하고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고나면 당장 펜을 들고 나의 삶을 바꿀 글채움을 할 수 있을까? 라는 기대감을 갖고 읽기 시작했는데, 겨우 첫장을 넘기고 가슴이 먹먹해져버렸다.

P4 우리가 잃어버린 네가지 ....나, 지금, 손끝 그리고 행복

이라는 문장과 마주하면서. 멋진 카피를 발견했을 때와 같은 느낌을 전달받았달까. 나를 잃어버리고 현재를 잃어버리고 손끝의 감성을 잃어버리고 행복을 잃어버린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니 단 한 순간이라도 그런 느낌에 휩싸여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중독되어 버리지 않을까. 어제의 나처럼.

 

 

태어나서 지금까지 학교라는 테두리 내에서 들었던 말들은 모두 한결같이 '머리를 쓰는 것'에 관한 교육이었다. 하지만 세상 밖으로 나와보니, '손'이라는 도구는 참 멋진 것이었고 '손재주'를 가진 사람들은 멋진 사람들이었다. 멀리 볼 필요도 없이 가까운 이웃들만하더라도 손재주가 꿀손이 사람들이 많다. 글씨를 예쁘게 쓰는 이, 도자기를 예쁘게 만드는 이, 그린 디자인이 한결같이 아름다운 이, 인테리어를 심플하게 해 놓은 이, 살림을 똑소리나게 전문적으로 하는 이 등등...멋진 이웃들이 많다. 다 손를 이용한 솜씨였다. 그런데 <지금 손끝으로 행복을 그리다>에서는 캐나다의 카차 페더 교수의 '머리와 손은 친하다'는 연구결과를 언급하고 있다. 글쓰기만 반복해도 손에서 자극이 발생해 뇌로 연결되는 작은 길이 생기고 기억력 향상 효과도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였을까. 조선 최고의 메모광이었던 박종채의 경우는 그 아들대에서 혜택을 톡톡봤다. 그가 바로 연암 박지원의 아버지였으므로.

 

이 책은 그저 눈으로만 읽는 책이 아니었다. 연구결과만 늘어놓으며 머릿 속에 담으라는 식으로 편집되지 않았다. 언행일치. 생각을 바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군데군데 손으로 직접 작성해야하는 페이지들이 많았다. 마치 심리테스트를 하듯, 혹은 강의를 들으러 간 중간에 재미난 아이스 브레이킹 타임을 가진듯 페이지마다 재미를 붙여가며 읽을거리들이 가득했다.

 

그래서 책을 끝까지 읽는데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후루룩 책장만 넘기듯 보고나면 남을 것이 없는 책이다. 책의 충고대로 직접 해보고 메모로 남겨야 내것화 할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스마트폰의 사각세상에서 빠져나와 잠시 손가락에게 펜을 쥐어주라는 권고는 그냥 건네는 말이 아니었던 것.

 

다만 레드표지는 첫인상을 강렬하게 남겨주긴 했으나 속 내용에서까지 레드 & 블랙인 것은 눈의 피로도를 높여 자칫 읽기를 저해할 수도 있겠다 싶어졌다. 실제로 읽는 중간중간에 책을 눈에서 떼야만 했다. 내용을 더 보고 싶었으나 눈이 시려서. 글자체도 크다가 작다가 해서 쉬어가며 읽어야 했으므로 편집부분이 조금 더 읽는 이의 관점에서 이루어졌다면...이라는 작은 아쉬움이 남았다.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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