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혜영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단시, 방송 시나리오, 소설...장르를 넘나들며 인상깊은 이야기들을 발표해왔던 작가 미나토 가나에. 처녀작부터 최신작까지 여러 편의 소설을 읽었지만 가장 충격적인 작품은 역시 <고백>(첫작품)이다. 이후 작품들을 읽으면서 <고백>이 가장 큰 충격타였나? 싶어져 슬슬 그만 읽을까? 이 작가의 소설? 이라는 생각이 들 때즈음해서 <모성>을 집어들었다. 

 

"작가를 그만두어도 좋다는 생각으로 썼다"는 그 결심이 대단하여 이 작품이 그녀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짐작할 수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덧붙이자면 <고백>을 뛰어넘진 못했다. 적어도 나라는 독자에겐. 하지만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읽는 내내.

 

드라마나 연극의 소재로도 심심치 않게 등장해왔던 '엄마와 딸'. 때로는 애증의 관계로 때로는 경쟁의 관계로 때로는 뗄 수 없는 끈끈한 관계로 그려지곤 했던 그 모녀라는 관계가 소설 속에서는 딸이었다가 엄마가 되는 한 여인에게 투영되어져 있다. 좀 비틀어진 채.

 

가정은 화목했다. 큰 부자는 아니었지만 먹고 사는데 어려움이 없었고 불륜이나 도박으로 얼룩진 가정도 아니었으며 차가운 어머니의 손에서 자라지도 않았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는데 딸인 '나'는 의존적인 인격체였다.

 

p12  어머니를 위해서..전부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어서, 칭찬받고 싶어서...

 

p20   역시 엄마의 판단이 옳았다는 생각이 몸속 깊은 곳에서부터 차올라 다도코로와 결혼하기로 결심했다.

 

p73  저는 엄마를 구하고 싶다고요. 아이는 다시 낳으면 되잖아

 

정상적으로 보여지지 않았다. 주인공의 어머니에 대한 집착은. 결국 어머니가 화재로 죽고 난 다음부터 그녀는 공허해졌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인정 받고자 하는 욕구는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시어머니를 참아내게 만들었고 지인과 바람이 난 남편도 묵인하게 만들었지만 자신을 똑닮아 엄마 사랑이 과한 딸만큼은 왠일인지 차갑게 대하고마는 모습은 모순적으로 비춰졌다. 타인에게는 최선을 다하면서 자신의 딸에게는 무관심했던 그녀. 그 원인을 외할머니의 죽음에서 찾아낸 그녀의 딸은 4층에서 몸을 날렸다. 엄마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이유를 알아버렸다며....

 

하지만 이 소설은 극적인 고비를 넘기고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되어졌다. 작가가 던진 질문은 남았지만. "모성은 본능인 것인가?" 라는. 모성이 본능이라고 믿었었는데 뉴스에서 가족 범죄를 접할 때마다 꼭 그렇지는 않구나 라는 증거를 접하는 기분이 든다. 정말 모성이 본능이라면 그 흉악한 범죄들은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모르겠다. 철없는 딸이었다가 엄마가 되면 모성이 앞설거라 생각했는데 역시 사람은 변하지 않나보다. 사랑 받고 자란 사람이 나눌 줄도 안다는 말도 100% 진리일 수는 없다라는 생각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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