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필요 없어 - 마루 인 미시간 포토북 마루 인 미시간
존슨 사치코 지음 / 종이의온도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2011년 2월 겨울 3.3kg의 남자 아이가 미시건에서 태어났다.

결혼해서 미국으로 온지 9년차였던 일본인 여성 사치코씨의 아들이었다. 처음 미시건에서 살게 되었을 때 그녀는 언어로 인해 답답함과 쓸쓸함을 느끼게 되었고 이는 곧 생후 2개월 된 시바견인 '마루'를 데려오게 된 계기로 작용되었다고 했다.

 

 

미국 출신의 개 마루는 꽤나 무뚝뚝한 성격이라는데, 애교가 없다는 뜻? 잘 짖지 않는다는 뜻? 주변에 대한 호기심이 없다는 뜻? 어느 쪽이건 개가 무뚝뚝한 성격이라는 표현은 참 재미난 표현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가족으로 살아가는데 이런 마루의 성격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아 보였다. 보여지는 사진들에 의하면-.

 

잇사와 눈을 맞추고 있는 모습, 함께 누워 뒹구는 사진, 의자에 앉아 모델포스로 찍히는 일상까지....형제로 자라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사랑스럽기 그지 없었다. 그래서였을까. 잇사가 처음한 말도 '엄마'가 아닌 '마루'??? 였다는 것. 이 대목에서 웃음이 빵 터졌다. 가족 모두가 가장 많이 쓰는 말이 마루인가보다 하고......

 

1천 4백만 명의 블로거들이 사랑한 <Maru in Michigan>.
심장이 미친듯이 뛰게 만들고 두 볼에 옴폭하게 웃음 우물을 만들어주는 개 한마리와 어린 아이의 하루하루는 모두가 사랑하기 충분해 보인다. 이들 사이엔 고민도 없고 전쟁도 없으며 오직 사랑과 평화만 존재하는 듯 했다.

 

존슨 사치고씨의 트위터 속 마루와 잇사는 참 많이 자라 있다. 이 앳된 모습과 비슷하지만 시간을 거슬러 껑충 뛰어 버려서 처음엔 누구지? 하고 놀랄지도 모른다. 소년과 큰 개 한마리가 염소와 말, 양을 우리 너머로 보면서 우뚝 서 있는 사진들이 보일테니. 이 책이 그만큼 오래 되었나? 싶다가....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빨리 자라버리는지...개의 시간이 얼마나 빨리 지나가 버리는지..이내 깨닫곤 약간 우울해져 버렸다. 짧은 시간들을 붙잡아둘 순 없지만 그 짧은 길이만큼 더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저녁을 맞이하고 있다. <말은 필요없어>를 읽으며.

 

제목 그대로 말은 단 한 마디도 필요없었다. 그저 눈에 담고 가슴으로 느끼면 되는 책, <말은 필요없어>.


이전에는 몰랐던 누군가의 추억이지만.....너무나 사랑스럽다. 나의 추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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