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향로 속으로 사라진 고양이 세바퀴 저학년 책읽기 13
이하은 지음, 김태현 그림 / 파란자전거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양이 일곱마리, 개 세마리와 함께 살며 동화를 쓰고 있다는 전직 초등학교 교사 출신의 작가가 쓴 [금동향로 속으로 사라진 고양이]는 그 제목 때문에 눈에 단박에 띄인 동화책이었다. 금동향로? 램프의 요정처럼 쓱쓱 문지르면 그 안에서 "소원을 들어줄께"하고 누가 쓰윽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휘리릭~ 빨려 들어가버리고 만다고?? 고양이가 텔레포트를??? 아이들에게 이보다 더 신나는 이야기가 또 있을까.

 

고양이 '재롱이'는 내 고양이 호랑이, 나랑이처럼 이마에 호랑이 무늬가 새겨져 있는 녀석인데 이름처럼 재롱동이이긴하지만 겁쟁이 고양이라고 놀림받는 아이였다. '똥냄새, 겁쟁이'라고 놀림받는 고양이라니...고양이들 사이에도 왕따가 있을까? 싶을 정도였지만 삽화 속 시무룩한 재롱이의 표정을 보면서 마치 내 고양이가 어깨를 늘어뜨리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쓰였다. 그래서였을까. 함께 살고 있는 집사 할머니는 재롱이에게 호랑이 이야기를 들려주며 낡은 뒤주 위에서 향로를 꺼내 보여주었다.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재롱이에게 힘이날만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에. 그것이 설령 거짓말이라도 하더라도.

 

p15  우리 재롱이가 씩씩해져 친구들과 잘 어울리기를

 

어쩌다가보니 금동향로 속으로 빨려 들어가 버리게 된 재롱이 앞에 정말 호랑이들이 나타났다. 할머니에게 들었던 말들이 사실이구나 싶었던 재롱이는 신이났고 백제 태자를 위해 위험을 불사하며 전쟁터를 내달리기도 했다. 마라토너처럼-.

 

세마리 호랑이를 만났고 용기를 얻었고 임무를 완성한 재롱이는 할머니의 집으로 되돌아왔지만 이전과는 다른 고양이가 되어 있었다. 갑자기 근육이 생기거나 힘이 쎄지지는 않았으나 삶의 자세가 다른 고양이가 된 재롱이는 할머니 무릎에 누워 재롱을 피우며 내일을 맞이하고 있었다. 훈훈하게 마무리 된 동화 한편의 페이지를 덮는데 웃음꽃이 활짝 피고 말았다. 내 고양이에게 좋은 일이 생긴 것처럼 뿌듯해진 것은 왜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