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인테리어 집
권은순 지음 / 시공사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어쩌다보니 잡지 에디터들이 낸 책을 자주 읽고 있는데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아마 그녀들의 감각이 내 무언가를 자극하고 있는 계절인가보다 라고 피식 웃음 짓고 있다.

 

<이야기가 있는 인테리어 집> 역시 남다른 감각의 소유자가 출판한 책이다. 저자 권은순 스타일리스트는 20대를 '제일모직'에서 패션 디자이너로 일했고 30대에는 '전망좋은방'을 론칭했으며  '소호 앤 노호','까사스쿨'을 차례로 성공시키면서 현재는 라이프 스타일리스트로 살아가고 있는 인물이었다. 그녀의 이름은 낯설지만 그녀가 함께 한 브랜드들은 귀에 익숙한 네이밍들이라 놀랍기만 하다.  한 사람이 다 이뤄낸 성과라고 생각하니 부러움은 두 배가 될 수 밖에 없다.

 

요리가 중심이 되고 '쿡방'이 인기를 끌더니 그 여새를 몰아 인테리어로 옮겨진 관심은 '셀프 인테리어 방송'을 양상해 냈다. 덩달아 셀프 인테리어북들도 주목받고 있다. 세상에 고수들이 이렇게 많았던가. 딱히 튀는 취향은 아니지만 내 취향이다라고 고수할만큼의 전문적인 지식이나 감각을 길러오지 않았던 것이 후회가 되는 순간이었다.

 

역시 글로 보는 것 보다 눈으로 보는 것이 훨씬 자극적이다. 글로만 본다면 18년의 결혼기간 동안 2년은 남편과 단둘이 신혼생활을, 8년은 시댁에서 3대가 함께, 그 후 세식구로 독립해 살다가 이젠 처음처럼 남편과 단둘이 생활하고 있다는(아이는 유학) 그녀의 지난 삶은 특별해 보이지 않았다. 아궁이나 동치미에 종종 등장하는 대한민국 여자로서의 삶 속에 속해 있는 것 같은 이야기였다. 그러나 사진은 달랐다. 가족 모두가 공유하는 거실부터 두 눈이 돌아가게 만드는 공간이었다. 그 어떤 인테리어 잡지나 갤러리에서도 나는 이런 거실을 본 적이 없었다. 의자 하나도 독특했으며 바닥에 깔린 카펫, 커튼의 배치, 벽면의 색상..어느 것 하나 독립적이면서도 하모니적이지 않은 소품이 없었다. 단순히 클래식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멋진 공간이었다.

 

인테리어를 잘하는 사람들은 조명에 주목한다. 얼마전 한 프로그램에서 근사한 조명을 해외 출장갈 때마다 사 모았다던 스타일리스트의 집을 구경한 적이 있는데, 신경쓴 인테리어 홈은 조명부터 남달랐다. 늘 그랬다. <이야기가 있는 인테리어 집> 역시 그러했다. 샹들리에부터 헤드 브래킷까지...

 

조명, 파티션, 식기, 암체어, 플라워 데코, 수납에 이르기까지 주거 공간을 안락하면서도 멋지게 꾸미는 팁은 끝이 없었다. 전문가적인 충고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세계 각국의 여러 호텔, 잡지와 방송 사이트들을 알려주며 안목높이기를 추천하고 있었다. 단순히 잠을 자는 공간, 먹고 쉬는 공간이 아닌 멋져서 소개하고 싶고 함께 하고 싶은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좀 더 노력해야겠다 싶어진다. 누군가의 말처럼 얼른 덮고 내 집을 아름답게 꾸미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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