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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의 차례가 온다면
세스 고딘 지음, 신동숙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현대 미술을 다 이해하긴 어렵다. 그래서 소변기조차 예술의 범위에 넣었던 마르셀 뒤샹의 작품에 오른손을 번쩍 들어줄 순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그가 넓혀놓은 생각의 폭은 멋지다고 생각하고 있다. 모두와 똑같은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던 것. 배운 대로만 그리는 화가(예술가)처럼
살지 않았던 것. 쉬운 길보다는 자신이 선택한 길을 걸었던 그의 행보는 갈채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가능성을 꿈꾸고
살기 위해서는 배짱이 두둑해야 하나보다.
인물이나 역사를 두고 남다른 해석, 기존과 다른 관점에서 비틀어보기가 언제부턴가 당연시 되고 있는데 이는 반복적이고 똑같은 것에 대한
지겨움이 불러온 결과가 아닐까 싶다. 늘 옳아야한다는 것, 어른스럽게 굴어야한다는 것, (여성의 경우) 여자다워야한다는 것에 대한 벗어던짐도
그래서 중요하게 생각되어진다. 길게 살아오진 않았지만 살아온만큼만 뒤돌아봐도 인생에 있어서 "꼭 그래야 하는 것!"은 없었다. 이럴수도 있었고
저럴 수도 있었는데 그 중 내가 선택한 길은 이것이었을 뿐-.
69페이지 내용은 그래서 100%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다. 우리는 늘 준비돼 있지 않다 그랬다.
20살이 되면 어른이 될 거라는 착각. 10대의 생각일 뿐이었다. 30대가 넘으면 여유로워질 것이라는 착각. 20대이기 때문에 가능한 환상이었을
뿐. 40대, 50대라면 30대에 이르른 모두가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내 집, 멋진 차, 안정된 연봉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걸 현실적으로
충분히 체감하고 지나쳤을 것이므로. 하지만 누군가처럼 이 말이 자기합리화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나는 이 나이를 살아보는 것이 처음이고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어설플 수 밖에 없다. 어른스럽지 않아도 된다. 당연하다 면서 주변인들을 괴롭히는 선택을 해서는 곤란하다는 거다. 이는
책에서 누누이 말한 것과 같이 두려움 때문에 도전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므로.
<보랏빛 소가 온다>이후 알게 된 세스 고딘이라는 작가가 전하는 통찰은 책 한권을 넘어선다. 가장 짧게 하지만 가장 긴 여운을
남기는 멘토인 동시에 독자를 자기합리화 속에서 가장 빠르게 건져올리는 강연자일 것이다. <지금 당신의 차례가 온다면>을 읽으면서 가장
내것화 하기 좋았던 충고는 192페이지였는데, 그 목차는 책 상앞에 붙여놓고 당장 오늘부터의 삶을 조율하기 적당한 충고들이었다.
인정하라
비난을 감수하라
듣지 마라
완벽하려 애쓰지 마라
아이디어를 훔쳐가
내보내라
조용히 바꿔나가라
비관주의자를 피하라
다리를 불태우지 말고 다리를 놓아라
꼭 조직내의 일원으로 일하지 않아도 이 충고들은 어느 상황의 누구에게나 유용한 팁이 된다. 내게 그러했던 것처럼.
지긋지긋했던 2014년과 2015년 사이 나는 4가지 의무 중 3가지 의무를 가벼이 여긴 사람들 때문에 골치를 앓아야했다. 사회적
의무/법적 의무/도덕적 의무 를 져버린 사람들과 연결이 되어 있어 이들과의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법적인 투쟁 혹은 분쟁앓이를 마무리하기 위해
애썼다. 그리고 2016년, 희망찬 새해에는 남아있는 예술적 의무에 충만한 사람들과 함께 하기 위해 열심히 두 발로 뛰고 있다. 오늘도 열심히!
그래서 세스 고딘의 책은 오늘의 내게 용기를 전하는 내용으로 남았으며 좋은 선택에 대한 해답으로 와 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