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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에는 미처 몰랐던 것들 -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는 남녀를 위한 평생연애법
염소연 지음 / 시너지북 / 2016년 3월
평점 :
결혼을 두고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고 했다. 그런데 그 뒷말로 꼭 이런 말이 덧붙는다. "그러니 해봐"라고. 후회할 거라면서 꼭
해보란다. 딱 한 친구를 제외하고는 결혼한 친구가 없던 내게 지난 몇년 사이 슬슬 결혼말이 오가는 친구들도 보이고 후딱 결혼해버린 후배도 있다.
전혀 이른 나이가 아닌 것을 감안한다면 정상적인 수순이겠지만 우리 중 단 한 명 쯤은 멋진 독신으로 살아주기를.. 희망하고 있던 친구조차 어느새
결혼하여 애 엄마가 되었단다. 딱 10년 전에 결혼해볼까? 라는 마음을 먹어보곤 현재까지 아직은 연애가 좋으네~ 하며 살고 있는 내게 결혼은
목전에 와 닿은 숙제가 아니라 꼭 남들처럼 살 필요는 없으니 한 번 생각해 볼 카테고리에 넣어져 있는 아이템 정도일 뿐이여서 내일 당장 닥칠
일처럼 와 닿지는 않았다. 책의 내용이.
하지만 서글퍼지는 구석은 있었다. 책의 곳곳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은 남편","증권회사에 다니는 남편","보통의 직장인에 비해 비교적
연봉이 높은 남자"라는 수식어가 붙여져 있는 그녀의 남편과 27살이라는 나이에 결혼한 그녀는 좋은 남자와 결혼했지만 100% 행복하지는
않았노라고 고백하고 있다. 9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티격태격 싸우고 있으며 서운한 구석들이 있노라 이야기한다. 9년이나 살았는데 이정도면
서로 맞춰지지 않았을까? 싶지만 같은 부모, 같은 생활 공간, 같은 문화권에서 자라난 형제자매들도 제각각이며 싸우면서 20~30년을 가족으로
묶여 산 세월을 생각하면 9년이라는 시간은 참 짧다. 살아온 문화,가치,환경들도 천차만별인데......! 많은 책에서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고
한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 이 말은 정말 결혼을 해서 그 삶 속으로 들어가보지 않는다면 정신적으로 체감하기 힘든 말이 아닐까 싶다.
sns상 이웃 중에 참 예쁘게 사는 주부 이웃들이 있다. 20대 초반에 일찍 결혼한 톡톡 튀는 그녀는 주부가 되었지만 여전히 그 성격
그대로(?) 톡톡 튀며 아내로서,엄마로서 예쁘게 산다. 일반적인 주부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지만. 그와 반대로 갓 결혼하여 여전히 신혼인 이웃은
20대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차분하고 참하게 살림을 하면서 얼마전에는 살림관련 책도 출판했다. 비슷한 나이때이지만 그녀들의 삶은
대조적일 정도로 달랐다. 하지만 서로의 색이 다르다고해서 색의 아름다움이 다운그레이드 되지는 않았다. 각자의 방식에 맞게 참 예쁘게 살아가는
그들을 보면 결혼 그 역시 내 방식대로 예쁘게 살면 될텐데...괜히 어렵게 생각했나? 싶어질 정도다. <결혼 전에는 미처 몰랐던
것들>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것들도 100% 우주에서 온 전혀 듣도보도 못했던 내용들은 아니었다. 어느 책에서 봤던 내용 혹은 누군가에게
들었던 내용과 비슷한 에피소드들이 실려 있다. 아마 사람의 삶이 주는 공통분모가 있어 '결혼'이라는 삶 속에 사는 사람들은 비슷한 생각과
성장점을 거치나보다.
남편에 대한 불만을 시어머니에게 이야기했더니 어느날 시어머니가 "그럼 이혼 해라!"했다는 그녀. 부부싸움 후 나갔더니 갈 곳이 없더라~
그래서 이후에는 남편을 내보낸다는 그녀. 하루 종일 육아에 시달리다가 남편이 퇴근해 올 때쯤 새 옷으로 갈아입고 매력발산하곤 했다는 그녀는 왠지
좀 여우같다. 이래서 사랑받나? 싶을 정도로-. 옛말에 여우같은 여자와는 살아도 곰같은 여자와는 살 수 없다고 했던가.
화성에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가 만나 결혼했지만 이들은 여전히 부부다. 이전보다 훨씬 편해졌고 두근거림보다는 편안함으로 서로를 대하게
된 곧 결혼 10년차가 되는 주부. 그녀의 충고 중에 가장 뜨끔했던 부분은 긴장감을 놓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이 부분만큼은 결혼이든
연애든 다르지 않았다. 편안해지는 순간, 상대가 예전같지 않음은 눈에 자꾸 보이고 내가 느슨해진 부분은 둔감해지다보니 자꾸 싸울 일이 생긴다.
그래, 봄도 왔고 다시 예뻐져볼까? 싶은 시기에 자극이 되는 책 한 권을 잘 탐독한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