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글쓰기
정숙영 지음 / 예담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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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가 되려면..."

시중에 나온 책 중에는 절망을 안겨주는 책과 희망을 가지라고 말하는 두 부류의 책이 나와 있는 것 같다. 최근 여행작가에 관심을 가진 누군가로부터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었어, 여행작가!"이런 푸념을 들은 적이 있으므로. 반대로 내가 읽은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작가가 되려한다면 도와주마! 의 내용이 담긴 책이어서 카톡으로 책 표지를 찍어 그에게 보냈던 기억이 난다. '이 책도 읽어봐!'라는 메시지와 함께.

 

 

그때 보냈던 책이 <여행자의 글쓰기>라는 책이다. 화끈한 전환점이 필요했던 노 퓨저 상태의 20대의 어느 시기에 저자는  한달 기간의 유럽여행을 택해 다녀온 후 여행자로 사는 삶을 택했노라고 고백하고 있다. 여행 웹진 <<노매드>> 기자생활을 거쳐 <금토일 해외여행>,<일주일 해외여행>,<노플랜 사차원 유럽여행>등등 꽤 많은 여행서적을 출판해온 저력의 여행작가이며 10여 년을 여행 글을 기고해오며 꿈꿨던 여행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여행서적이 아니라 여행작가가 되는 책을 출판했다. 왜?

 

 

스팸 메일만큼이나 받고 있다는 '도대체 어떻게 하면 여행작가가 될 수 있나요?'의 질문에 대한 답을 책으로 던져주기 위해 집필을 시작했다는 그녀의 책은 크게 143쪽까지(여행작가로 살아간다는 것)와 144쪽부터(여행글쓰기)로 나뉘어져 있었다. Travel Writer로 검색된다는 여행작가는 다양한 여행관련 이야기를 쓰는 사람을 뜻한다. 여행정보, 특별한 노하우, 새로운 여행지 안내, 나만의 팁, 아름다운 풍경, 만난 사람들, 여행 에피소드 및 감상, 문화 / 역사 /예술,  깨닫게 된 인생스토리 등등 무궁무진하다. 그래서인지 서점에 나가보면 여행서는 정말 차고 넘친다. 국가별, 테마별,,,,고르는 족족 재미나게 보이는 책들을 서너권을 쥘 수 있다.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골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겠으나 쓰는 입장에서는 머리가 꽤 아파질만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에서는 어떻게 여행작가로 살아남아야 할까. 직업적이면서도 전문적이되 금전적인 부분을 함께 얻어가고 싶다면 여행 잡지나 여행사 공채를 추천한다고 했다. 반면 수입보다는 시간적 여유를 택하며 살고 싶다면 여행작가라는 타이틀을 걸고 가끔씩 여행 관련 저술 활동을 하라고 권한다. 마지막으로 수입과 불규칙한 시간에도 불구하고 천직이다 싶으면 직업으로 삼는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 현명하고 멋진 첫번째와 두번째를 제치고 3번의 자세로 살아남았다는 저자는 스스로를 번뜩이는 기획자 형+입담 좋은 이야기꾼형이라고 분석하고 있었다. 

 

 

영어에 능통하고 제2외국어를 구비한 잡학다식형이라면 더할나위 없이 편하겠지만 이 모두를 갖추지 않아도 여행작가로 살 수 있다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여행자의 글쓰기>는 정말 여행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꼼꼼히 읽어야 할 책이었다. 이 책을 읽고나서 진지하면서도 꼼꼼하게 스스로를 분석해 본다면 인생의 터닝포인트에 섰다고 해도 후회가 적은 쪽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흔히 여행작가라고 하면 여행가서 멋진 사진을 찍고 글로 그 감상을 기록해 와서 기고하거나 책을 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10년 차 여행작가의 여행즐기는 노하우는 역시 남달랐다. 시간에 쫓기듯 구경만하고 오는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쿠킹 클래스를 즐기는 것은 물론 자체 휴가를 만들어 1박 이상은 푸욱 쉬는 여유까지 누려본다고 하니, 조금 놀랍기도 했다. 이렇게 여행작가라는 직업군에 대한 감각을 익혔다면 144페이지부터는 실질적인 글쓰기의 팁을 살펴볼 수 있다. 비슷해 보이지만 여행에세이를 쓰는 법과 여행 가이드북을 쓰는 요령은 달랐다. 여행기획물 쓰기의 성패는 아이템이었다. 글쓰기 외 사진찍는 요령에 대해서도 언급되고 있었는데 여행작가로서 찍는 정보성 사진의 경우 객관적인 풍경사진/외관 사진/ 장식 사진/ 음식 사진/ 숙소 사진 을 찍을 때 염두에 두어야 할 내용들을 간략하게 확인할 수 있기도 했다.

 

 

10년 차 여행작가 그것도 책을 몇 권이나 낸 작가의 여행치고는 30개국은 적은 숫자였다. 어느 직업에나 고충은 존재하듯 여행작가로 살아가는 일도 고난과 고단함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행작가로 살아가고 있는 그녀에게 '여행작가로 살아가고 있는 힘'은 설레임 이었다. 예전에 NGO 활동가 한비야씨가 말했던 그 '가슴 두근거리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1인이었다. 그래서 참 부러웠다. 읽는 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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