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좋아하는 모든 것 - 눈빛만 보고도 네가 원하는 것을 알 수 있어 Pet's Better Life 시리즈
아덴 무어 지음, 조윤경 옮김 / 보누스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건강묘라면 모세혈관 복구 테스트를 했을 때 2초 안에 다시 분홍색으로 잇몸색이 돌아온다고 한다. 실제로 책을 보고 난 후 여섯 마리 집냥이 모두 테스트를 해 보았다. 일단 안심! 육묘 모두 금새 핑크색으로 돌아왔다. 혈액순환은 잘 되고 있지만 한 녀석에게서 약간 입냄새가 나서 바로 치카치카 양치를 시켜본다. 이 녀석,  길냥이 생활을 하다가 집냥이로 들어온지 채 몇 달이 되지 않아 체내 독소빠지는데도 시간이 좀 걸리더니 입냄새 없애는데도 좀 시간이 소요될 듯 하다.

 

우리집 냥이들은 감사하게도 지난 7년간 특별히 아픈 적이 없었다. 요근래 첫번째 냥이가 응급으로 입원한 적을 빼곤 건강검진이나 중성화, 접종 등의 이유로 병원을 방문한 이외 아파서 간 적은 없으니 집사로서는 축복을 받은 셈이다. 하지만 작은 조짐(?)에도 허둥대던 초보집사 시절, 아무리 많은 고양이 서적을 구매해서 읽어보아도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알지 못해서... 누군가의 조언이 필요했기에... 지금은 몇몇 수의사와 1:1 문의를 열어두고 그때그때 문의를 드려 놀란 심장을 쓸어내리곤 한다. 그리고 다묘 가정 혹은 오랫동안 고양이를 반려한 이웃들의 도움도 종종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양이 서적이 필요한 까닭은 '사랑' 때문이다. 좀 더 알고 싶은 마음, 알아두어야 할 책임, 몰랐던 새로운 정보 등등이 있어 고양이 관련 서적이 새로 나오면 빠짐없이 구해 보는 편이다. 나란 집사는-.

 

수의사가 쓴 책, 집사가 쓴 책, 외국 번역 서적, 고양이 마사지, 초보집사를 위한 서적, 늙은 반려동물을 위한 내용 등등...세상에는 수많은 관점에서 쓰여진 반려동물 서적들이 있다. 그래서 일부 내용들은 겹치기도 하고, 이제는 초보 집사의 딱지는 그나마 뗀 나 같은 독자에겐 필요없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단 한 장이라도 새로운 내용이 있거나 몰랐던 사실이 기재되어 있다면 그 책은 큰 의미를 지닌다. 그 한 줄이 큰 도움으로 되돌아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집사 7년차. 나는 잘 하고 있는 것일까? <고양이가 좋아하는 모든 것>으로 체크해 보기로 했다.

 

 

사람 의사와 달리 수의사는 환자인 동물 뿐만 아니라 그 보호자인 견주나 집사에게서도 병력에 대한 정보를 들어야 한다.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어떤 음식이나 약들을 복용하고 있는지 그들 앞의 환자와는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의사에게 적극 협력하기 위해 집사는 병원에 가기 전 몇몇가지들을 준비해야만 한다. 묻고 싶은 내용, 배변 습관, 먹는 사료나 간식 등의 기본 정보는 평소 메모해두는 것이 좋다. 응급이 아니라면 진료도 미리 예약을 해 두면 편하고 이동 시간을 고려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두는 것 또한 집사의 할 일이다.......> 자주 내원 할 일은 없었지만 대체로 잘 지켜졌다고 본다.

 

고양이의 감정을 읽으려면 몸짓, 자세, 행동, 소리를 이해해야 한다는데 짧게는 1년 길게는 7년을 함께 해 온 고양이들에 대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며 산다. 그 성격이나 특징은 가족으로 함께 살아온 집사가 누구보다 잘 알지 않을까. 아직 깨물깨물 습관을 버리지 못한 나랑이가 물려고 하면 재빠르게 뒤로 빠지거나 아예 손을 쑤욱 밀어준다. 그러면 녀석은 눈치를 보면서 살짝만 이를 가져다 댄다. 녀석도 이제는 안다. 물면 아파한다는 것을. 호기심 많은 고양이인 호랑이는 뭐든 새로운 것이 생기면 먼저 내어주고 관찰하게 한 뒤 흥미가 떨어지면 포장을 풀거나 가져와야지 그렇지 않으면 마치 상어가 먹이를 가운데 두고 빙빙 돌듯이 내내 그 물건 주위를 맴돌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질 못한다. 이렇듯 내 고양이의 습성이나 성격을 알게 되면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하게 되어 편하다. p37에서 보여주듯 꼬리언어를 익히지 않아도 표정만 봐도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게 될 때가 있는 것이다.......> 내식대로 판단할 때도 있겠지만 '야옹~냥~ 하악~ 어우~아르르~ 에에'등의 소리만으로도 녀석들의 기분이 파악이 된다.

 

수분 섭취량을 늘리기 위해 했던 두 가지 일은 집안 곳곳에 물그릇을 두어 항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했고 물을 부어 캔을 급여한 일이었다. 턱드름 방지를 위해 플라스틱 그릇을 스테인리스 스틸로 바꾸었다가 몇 년전부터 도자기 그릇으로 다 교체했다. 사료 그릇이 살모넬라균으로 덮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이제부터는 세척도 꼼꼼히 더 신경쓸 작정이다. 몰랐던 건 집안에서 콤콤한 소변 냄새가 날 때는 자외선 전구를 이용하여 그 장소를 찾아낼 수 있다는 거다. 동물의 배설물 때문에 얼룩진 부분은 초록색 형광으로 표시된다고 하니 고양이는 진정 집사를 csi로도 변신 시킬 수 있는 영리한 동물임에 틀림이 없는듯 했다..>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단계를 거쳐 합사를 시도하다가 최근 완전 합사를 하고 있는데, 하악질도 하고 싸움이 격해(?)질 때도 있지만 한 공간에서 잘 적응들을 해 주고 있어 흐뭇했다. 다만 어미묘가 왜 가까이 있는 다른 냥이에게 대신 화풀이를 하나? 했더니 이 역시 일반적인 반응이었다. 어찌 할 수 없을 때 곁에 있는 고양이에게 화풀이를 한다거나 빗자루 등이 쓰러져 큰 소리가 나는 이유가 다른 고양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니....고양이나 사람이나 오해하는데는 장사가 없다 싶어져 웃음이 났다....>알고 나면 큰 일이 아닌 일들이다.

 

책은 초보 집사부터 오래된 집사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팁을 건져갈 수 있도록(?) 목차별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 내게 가장 유용했던 정보는 제일 마지막 파트인 <나이든 고양이와 생활하기> 편이었다. 큰 고양이가 올해로 7살. 출산을 거쳤고 그 딸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녀석은 참 동안이지만 그래도 이젠 점점 나이든 고양이가 되어갈 녀석이기에 집사는 미리 마음과 환경의 준비를 해 두어야만 한다. 당뇨, 심장질환, 신부전 등에 대한 공부도 좀 더 디테일하게 해 두어야만 하겠고...

 

고양이와 함께 살면서 변해가는 것들이 있다. 원래부터 심플한 것을 좋아하긴 했지만 고양이들이 다칠만한 가구나 물건들을 없애거나 치우면서 집안은 정말 심플해졌다. 꼭 필요한 것만 두면서 고양이들에게 안락한 방석이나 스크래쳐 같은 것들은 최대한 군데군데 두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두고 있다. 물과 사료는 총 4군데, 5개의 화장실은 1층과 2층에 나누어 배치해두었고 뜯거나 삼킬만한 것들은 아예 치워 버렸으며 방묘창을 설치하고 쓰레기통이나 봉지는 중문 밖이나 화장실 안에 두고 철저하게 문을 닫으며 살고 있다. 환기를 위한 창에는 방묘창을 꼼꼼히 해 두는 것으로도 모자라 오픈 할 때는 가급적 그 근처에서 머물렀다가 창을 닫는다. 걱정도 팔자라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자칫 작은 방심이 가족을 잃어버리는 일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신경쓰며 사는 편이다.

 

부지런을 떠는 집사는 아니지만 쓰다듬어준다거나 대화하는 일에는 인색하지 않으려 애쓴다. 고양이라고 다 같지는 않았다. 6마리 모두 성격이 다르고 취향이 다르고 좋아하는 것이 달랐다. 그래서 지루할 틈이 없다. 집사로 사는 일은.

 

책의 마지막에 그런 물음이 적혀 있다. "넌 지금 무슨 생각을 하니?"라고. 늘 궁금한 질문인데, 언제나 내 고양이들은 답을 해주는 것 같은데 우린 서로 언어가 달라 정확하게 들리진 않는 듯 하다. 다만 그 느낌!! 내가 너를 소중히 여기고 네가 나를 믿고 사랑한다는 그 느낌만큼은 충분히 전해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책을 통해 체크하면서 참 행복했다. 적어도 이 정도는 잘하고 있는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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