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전사들 4 - 폭풍전야 고양이 전사들 4
에린 헌터 지음, 김이선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그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나는 '두 발 달린 동물'이다. 프린세스 같은 집고양이와 함께 사는. 하지만 기필코 강족의 강을 훼손하지도 않았으며 천둥족의 숲에 개를 풀지도 않았고 고양이 사냥을 하면서 살지도 않는다. 그저 내 고양이를 사랑하고 길고양이들에게 가끔 밥을 챙기면서 고양이가 나오는 동화에 귀를 기울이며 살아갈 뿐.

 

두 영국 여류작가가 함께 쓴 <고양이 전사들> 에는 천둥/바람/그림자/강 족이라는 네 개의 종족이 등장하고 그들은 각각의 환경에 맞게 별족이라는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간다. 물론 배신도 있고 음모도 있다. 그래야 이야기의 양념이 맛깔나게 뿌려질테니까. 드라마를 보면 감정이 이입되듯 자꾸만 내 고양이들의 모습이 투영되는건 내가 집사로 살고 있어서일까.

 

집고양이에서 천둥족의 부지도자가 된 황갈색의 수고양이 '파이어하트'는 우리집 노랑둥이 나랑이의 모습으로, 강족의 '실버스트림'의 모습에서는 마요마요가, 색깔 상관없이 블루스타의 기운은 꽁꽁이에게서, 옐로팽과 신더펠트는 각각 라나와 라임이의 모습과 교차했고 강직한 그레이스트라이프는 울 호랑냥이의 모습으로 상상되어져 읽는 내내 즐거움을 더했다.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어도 그들에 대해 다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묘한 친근감은 언제나 집사의 주변을 맴돌며 그들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곤 했다. 비단 집사만 그런 것은 아닌가 보다. 고양이가 그려진 책들을 옆에 쌓아놓고 집중하여 읽는 모습에서 흥미가 느껴졌는지 시종일관 책읽는 주변을 맴도는 고양이들 때문에 3권부터는 소리내어 읽어주기 시작했더니 조용히 곁에 와 잠들면서 자장가처럼 책의 내용에 귀기울이기 시작했다. 집고양이들이.......!

 

3권에 이은 4권에서 천둥족은 위험에 봉착했다. 부지도자로 올랐지만 모두의 존경을 받지는 못하고 있는 파이어하트에게 가장 반항하고 있는 것은 타이거클로의 심복이었던 다크스트라이프이며 가장 신경 쓰이는 존재들은 타이거클로가 천둥족에 남기고간 그의 피붙이 브램블키트와 토니키트였다. 그 와중에 조카 클라우드포가 인간에게 납치 당하는 일이 일어났고 뒤이어 그들의 보금자리인 숲이 불타는 일이 발생했다. 나쁜 일 뒤엔 반드시 좋은 일이 함께 온다는 말이 무색하리만큼 자꾸만 악재가 겹치고 겹쳐 오고 있는 천둥족에게 4권 끝에 닥친 가장 큰 불운은 추방당했던 타이거클로가 그림자족의 새로운 지도자로 세워졌다는 것이었다.

 

현명한 치료사 옐로팽이 죽고 위대한 지도자 블루스타마저 그 판단력을 상실한 이 마당에 그림자족의 지도자가 타이거클로라니!!!!

 

불의 종족이 천둥족을 구해줄 것이라는 예언은 허언이었던 것일까. 원로 고양이 스몰이어의 걱정처럼 "그가 부지도자로 있는 동안 천둥족이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은 기분"(p42)은 교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악재에 악재가 겹치면서 고양이들은 혼란에 휩싸여 가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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