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규어 아티스트 쿨레인의 토이 스토리 - No Life without Toy
쿨레인 지음 / 이덴슬리벨 / 201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뛰어들 수 있는 사람이 몇명이나 있을까. 주변의 만류와 걱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선택하는 사람들에는 뚝심같은 것이 있어야 한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고 어디서도 배울 수 없어 홀로 시작해 선구자의 길을 걷게 된 사람의 운명이야 더 말할 것이 무엇이 있으랴.

 

 

P27  직접 나서서 뭔가를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피규어 아티스트 쿨레인의 말이다. 그는 비보이를 컨셉으로 한 아트토이 시리즈 '몬스터즈 크루'를 만들면서 피규어 아티스트의 길을 개척하기 시작했고 후판매가 아닌 프리오더를 받으며 작업하고 있는 프로페셔널 아티스트다. 나이키, 리복, 푸마, 컨버스, 삼성,

LG, 네이버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인 기업들과 손잡고 작업해왔으며 홍콩, 베이징, 베를린, 런던, 이탈리아 등등 해외 토이 전시회에서도 소개되며 각광받아왔다. 28세!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 서울행을 감행했던 젊은 남자의 인생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발견하면서 색다른 길로 접어들었다. 결국 그는 피규어아티스트가 되어 하나부터 열까지 손으로 만들어가면서 그 정보를 공유까지 해가며 성장해왔다. 홀로 독보적인 존재가 되기 위해서가 아닌 함께 즐기기 위해 걸어온 길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왜 하냐?' 고는 묻지만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냐?'고는 묻지 않더라고 과거를 회고하는 그에게 피규어는 살아 움직이는 대상이다. 와이어를 이용해 역동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축구공을 두고 다투는 모습의 피규어(2010작)를 전시하면서 그저 유리나 플라스틱 통 속에 뻣뻣하게 서 있는 판매용 피규어의 모습들을 우리네 머릿 속에서 점점 몰아내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제 혼자가 아니다. 쿨레인 스튜디오에서 멤버들과 함께 고민하고 작업하고 작품들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처음 시작보다 행복한 현재를 살고 있는 그가 꾸는 꿈이 여전히 'ING'상태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스타워즈 패러디 작품들을 계속 구상할 계획이며, 레드불 스트라토스 프로젝트의 경우도 작업을 추가하면서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히고 있었다.

 

 

 

P23  누구나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하다보면 어떤 계기로 한 단계 올라가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2.5인치, 5~6인치, 10인치 정도가 대부분이라지만 기업홍보나 개인 소장용으로 18인치 이상의 빅사이즈를 주문하는 사례들도 있는 것을 보면 세계적으로 피규어 시장은 점점 확대되어나가고 있는 것처럼 보여진다. 어떤 분야든 전문가가 되면 그 누구도 더이상 그의 인생을 흔들지 못한다. 불황의 시장 속에서도 뚝심있게 자신의 길을 걸어온 사람에게 세상은 그 나름의 보상을 준비해두고 있다는 의미다. 쿨레인, 이현우. 그는 특이한 길을 걸어왔다. 10년간의 사랑이 결실을 맺어온 분야가 여전히 생소한 피규어의 세상이다. 매니아가 늘어나고 활용도와 가치도 증가했지만 여전히 개척해 나가야 할 시장은 크고 넓다. 불모지를 벗어난 분야에서 1세대로 살아가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대한민국 최고의 피규어 아니스트를 향한 세상의 관심과 칭찬은 그래서 그 의미가 깊고 또한 벅찰 수 밖에 없다.

 

원작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조형만 하는 사람을 '스컬쳐'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는 토이 아티스트나 디자이너와는 그 개념이 상이하다고 하는데 아트 토이란 아티스트나 디자이너가 만든 순수 오리지널 토이를 일컫는다고 한다.  그는 스컬쳐가 아닌 아트 토이 아티스트로 작업하면서 혼자 어렵게 익혔을 그 과정을 책을 통해 오픈했다. 그가 작업해온 피규어 색인을 전시회 둘러보듯 구경하면서 소장품이나 전시작품 이상의 의미를 발견해낼 수 있었는데 이는 아마 그가 하나하나 수작업하는 과정을 오픈한 페이지를 먼저 보았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희열이 아니었을까 싶다. 

 

좋아하니까 지금까지 해왔고 오래 하다보니 잘하게 되었다는 인터뷰 답변은 '하고 싶은 것을 찾지 못했'고 정작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여러 가지 이유로 선택하기를 망설이는 젊은 세대'에게 하나의 톡 쏘는 결론을 만나게 만드는 도화선이 될지도 모르겠다. 디테일하게 정교한 작업을 하는 그의 큰 손이 만들어온 1만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모든 의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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