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책 무서운 그림책 1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기웅 옮김, 요시다 히사노리 그림, 히가시 마사오 감수 / 박하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짧다. 동화라서.

일본 사회범죄소설의 대가 미야베 미유키 여사의 이야기라서​ 두말않고 구매했다. 그리고....

이 이상한 동화를 앞에 두고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있다. 온다리쿠가 썼다면  그 분위기에 휩쓸려 확 와닿았겠지만

미미여사의 동화 내용이라니....어떻게 이해해야 될까.

그래서 이야기가 주는 그 느낌 그대로 다시 단어의 길을 밟아보기 위해 작가에 대한 꼬리표를 떼고 첫장부터 넘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디딤돌처럼 한 발, 한 발 딛게 만들더니 곧 어두운 숲길이 나오고 어둠이 주위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동화라고 하기엔 너무 어둡다. 그리고 함축적이었다. 하지만 복잡하게만 생각하는 건 내가 어른이어서가 아닐까. 아이들에게는 이 동화, 더 쉽게 읽히지 않을까. 어느새 나는 어른이 되어 동화 한편을 읽으면서도 이토록 많은 생각들로 머릿속을 어지럽히고 마는 것일까.

​이럴때는 정말 어른이라는 성장이 불편하기 짝이없다.

p19  가장 나쁜 사람이 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무서운 유혹이다. ​악마의 유혹. 착하게만 선하게만 살아서는 짓밟히고 억울하게 된다는...그래서 참지 말라는 마음 속 소리를 들은 [육룡이 나르샤] 어린 방원이 이 책을 읽은 것은 아닐까. 드라마속에서 소년은 외쳤더랬다 "선함이 아니라 정의롭고자한다고" 물론 [나쁜책]은 정의로움이 담긴 책은 아니다. 하지만 어린 소년이 정의를 위해 택한 일은 선함이 아니었다. 어리석은 그의 스승은 비록 선함과 정의를 같은 맥락으로 치부하고 말았지만.

살면서 억울한 순간, 누군가 미워지는 순간...이 책을 펼치게 된다면 이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그래서 이 책이 담은 유혹은 참으로 무섭다. 아무렇지도 않게-. 아무렇지도 않게-. 라는 그 반복구가 귓가를 맴돌기 때문에.

'무서운 그림책' 시리즈 중 한 권인 이 책은 작심하고 무섭게 쓰여졌다고 한다. 미야베 미유키 및 온다 리쿠, 교고쿠 나쓰히코 등등 유명작가들이 펼치는 음산한 유혹. 그 유혹을 떨쳐 버릴 수 없었던 어른들이 남몰래 책장 깊숙히 간직해 둘만한 동화 한 권이 쓰여졌다. 유혹에 빠졌건 그 유혹을 떨치기 위해서건 필요하다. 이런 가벼운 경종 하나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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