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두고 읽는 니체 곁에 두고 읽는 시리즈 1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정은 옮김 / 홍익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니체. 이름만 들어도 그 무게감이 남달랐던 1844년 프로이센 출신의 이 사상가는 심각하고, 까다롭고, 어렵다라는 편견을 가지고 이어 그의 철학을 가까이 하지 못해다. 정확히 말하면 멀리 하고 살았더랬다. 독일의 본 대학교에서 신학과 고전문헌학을 전공했으며 음악에까지 조예가 깊었던 그는 바그너, 에르빈 로데, 루 살로메 등과 교류했지만 결과적으로 보자면 항상 고독했다.

 

 

 

 

똑같은 것을 대해도 어떤 사람은 거기서 많은 것을 깨닫고 얻어내지만

어떤 사람은 한두 가지밖에 얻지 못한다....

나를 풍요롭게 해 줄 대상을 찾지 말고,

나 스스로가 풍요로운 사람이 되려고 항상 노력해야 한다

- p43 -

 

 

 

 

니체하면 니힐리즘. 즉 허무주의자라고 생각해 왔던 것 역시 편견이었음을, 좁은 시각이었음을 책은 꼬집고 있다. 오히려 그는 허상을 위해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 분노했고 비판해왔다. 하지만 그의 여동생 엘리자베트가 그의 유고집을 나치를 위해 짜집기 하고 그 출판물('권력에의 의지')을 나치를 위한 논리적 근거 즉 명분으로 악용함으로써 파시즘과 나치즘 사상으로 오해받기도 했다고 한다.

 

 

 

자기 자신을 정확히 아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라

- 44 -

 

 

어려운 것을 쉽게 일목요연하게 목록화 하는 일을 잘하는 일본에서 출판된 니체에 관한 서적은 그래서 한결 쉽게 접근하기 좋았고 사상으로부터가 아니라 그 시작점이 사람으로부터여서 더 좋았다. 특히 사람들의 생활에 날마다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철학가 중 니체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 또한 주목할 만한 주장이다. 헤겔, 칸트, 기독교, 불교....철학과 종교를 떠나 새로운 종교적 가치를 수립하는 것! 철학적 가치를 창조하는 선봉에 서는 것!!

 

 

 

 

한 번도 춤추지 않아던 날은 잃어버린 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하나의 큰 웃음도 불러오지 못하는 진리는

모두 가짜라고 불러도 좋다

- p117 -

 

 

 

25세에 이미 대학교수로 임명되어 강의를 시작했던 천재 철학자 니체는 <<이 사람을 보라>>를 통해 '자기 자신을 하찮은 사람으로 깎아내리지 마라. 그런 태도는 자신의 행동과 사고를 꽁꽁 옭아매게 만든다'(p35)라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삶을 지탱하는 에너지는 자기 자신 안에서 찾아야 한다는 소리인데,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도리어 지나치게 겸손해서 낮아보이는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그런 이들에게 니체의 강의는 자존감을 높이는데 영향을 줄 것 같다. 지금은 동양철학이 인기가 있지만 돌고돌아 서양철학의 시대가 올때엔 니체가 지금까지와는 달리 다른 관점에서 해석되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그래서 니체의 사상이 쉽게 전파되어 사람답게 사는 삶에 일조가 되면서 한편으로는 자존감을 높이는 효과를 내어주기를 바래본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그가 ' 대지의 것들은 인간이 적극적으로 품어야 할 대상'이라고 말한 바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정신이 함께 필요하다. 다만 '축제로서의 배움'이라고 말했던 생각의 숙성은 오늘날 sns문화 보급 후엔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린 듯하다.  침묵의 순간없이 실시간의 의견공유는 생각이나 사상의 깊이를 옅게 만들고 자칫 가볍게 변질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반대로 아이디어트리화 될 수도 있지만.

 

책을 읽기 전 니체는 내게 어려운 철학자였을 뿐이다. 하지만 니체에 대한 색다른 해석본을 읽은 후 생각은 좀 달라졌다. 삶에 대한 의문부호를 던질 때, 익숙한 것에 대한 비판의 칼날을 높일 때 나는 이제 니체라는 철학자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언제나 아름다운 것을 가까이하고, 그거을 향해 끊임없이 동경의 화ㅏㄹ을 쏘는 사람이 되라'로 당부했던 철학자, 니체. 그의 삶은 쓸쓸했고 그 사상은 당대 주목받지 못했을지라도 현명한 생각을 남긴 철학자로 후세의 나는 그를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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