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바쁘니까 고양이가 알아서 할게 - 열여섯 마리 고양이와 다섯 인간의 유쾌한 동거
이용한 글.사진 / 예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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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다리에 매달리고 머리끝까지 올라도 이쁨받는 그 이름 '고양이'

언제나 느끼는 일이지만 제목이 참 맘에 든다. 이 작가의 책은. 늘 구매하게 만들던 '안녕 고양이 시리즈'도 그러했고.

인간은 바쁘니까 고양이가 알아서 할게 라니...내 고양이도 요런 맘으로 집사를 대해준다면 지금보다 더 사랑받을텐데 말이다.

 

p41  누구나 가슴에 고양이 한 마리쯤 있는 거잖아요

 

오디,앵두,살구, 보리,귀리,미리,앙고, 삼순이,아무,거나,몰라, 삼장 그리고 노랑이들까지...그  이름을 어찌 다 외울까 싶을만큼 많은 고양이들이 함께 어울려 살고 있는 외딴 산골 마을. 우연이 닿은 묘연으로 인해 젖먹이 새끼 고양이 셋을 맡게 된 저자는 이미 다섯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어 어쩔 수 없이 꼬물이 세마리의 입양처를 찾고 있었는데 무뚝뚝한 경상도출신 장인 어른이 덜컥 맡아주마 하셔서 맡기고 왔다는 것. 그것이 시작일 줄 그들 중 그 누구도 알지 못했으리라.

 

식구들끼리 '다래나무집'이라 부른다는 그곳은 이제 '다래나비집'으로 불려도 좋을 것만 같았다. 저자의 표현처럼. 세 마리의 꼬물이들과 부부의 아들이 함께 자라고 있는 그곳에 사연을 품고 오게 된 고양이는 아홉 마리. 그 외 거기서 태어난 고양이는 일곱마리. 사람 다섯까지 바글바글한 곳에서는 웃음이 잦아들 일이 없다. 방충망을 사이에 두고 아이와 아기 고양이가 서로 들여다만 보아도 웃음이 났고 야채 바구니에 고양이들이 한 마리씩만 들어가 앉아도 식구들 얼굴에 미소 가득. 장독대 위에 올라 물을 마시고 마당에서 팔짝팔짝 하늘을 향해 두 팔 뻗고 뜀박질만 해도 잘했다고 사랑받는다. 아,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

 

이렇게 살아가고 싶다! 라고 꿈꿀만큼 평화로운 풍경이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놓는다. 로드킬 당할까봐 전전긍긍해야하고 야박한 사람들의 인심에 목숨줄을 내어놓고 살아가야하는 도심의 고양이도 아니고 농약비료를 피해 약으로 고아먹는 사람들이 간혹 있는 시골에서 도망다니며 살아야 하는 것도 아닌 정말 그림처럼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는 열 여섯 마리의 고양이.

 

어느 이웃의 글처럼 언제나 사람이 문제다. 자연 그대로의 삶을 살아가지 못하게 만드는 것도 사람이요 뻔뻔하게 그들을 괴롭히고 있는 것도 사람이다. 하지만 그러면서 미안해 하는 이가 있는 것도 사실이어서 동물 학대에 관한 소식이 들려올때면 사람인 것이 참 미안해지다가도 이렇듯 아름답게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그래도 사람이라서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서.

 

잡초뽑는 할아버지의 손가락을 터치하고 얼음 위를 신나게 달리며 민들레꽃 하나로도 그 어떤 명화보다 아름다운 사진을 완성하게 만드는 고양이들. 특히 장독대 위의 고양이 그룹들은 그 어떤 아이돌 걸그룹보다 더 반짝반짝여서 이 참에 나도 장독을 사서 장독대존을 만들어야 하나? 고민중이다. 도심을 떠나는 것을 무서워하면서도 이렇듯 냥독대를 보면 침흘릴만큼 탐나는 마음. 어쩔 수 없다. 고양이 집사 6년차이면 길고양이 울음소리만 듣고도 그 아이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있을 정도가 되니까.

 

계속 이렇게 살아가면 좋겠다. 이렇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 인간과 생명이 한데 어우러져서 공존하면서. 공생의 길을 걸으면서. 훗날 영화 아바타에서처럼 그런 비극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인간들의 마음에 좀 더 따뜻한 불씨가 데워질 수 있도록 오늘도 도심의 고양이들, 시골의 고양이들 ....모든 곳의 고양이들은 귀여움을 발산하며 길을 총총 걷고들 있겠지!!

 

다래나무집 이야기도 시리즈로 나와주면 얼마나 좋을까. 처음을 함께 했듯 독자들과 그 다음도, 다음도, 다음도 계속계속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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