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조선기생 첩보열전 - 제1회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우수상 제1회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이고운 지음 / 엘블링 / 2015년 4월
평점 :
판매중지


<성균관 스캔들>이나 <뿌리 깊은 나무>처럼 원작이 있는 퓨전 사극으로 만들어지면 어떨까? 어느 부분이 각색되면 좋을까? 어떤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살리면 좋을까?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계속 그 생각이 머릿 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분명 매력적인 소설이긴 했지만 소설과 영상은 다르므로 영상화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지다보니 여러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던 것.

 

아주 달달한 로맨스 한 편이었지만 사실 '조선기생 첩보열전'이라는 제목만 들었을 때엔 007이나 7급 공무원처럼 쫓고 쫓기는 속고 속이는 아슬아슬한 맛이 진하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하지만 책장을 열고 보니, 그런 부분보다는 커플들의 달달 로맨스 위주로 이야기는 흘러 가고 있었고 가문의 원수, 궁중 암투, 헤어졌던 연인과의 만남 등등이 이야기로 이어지고 있었지만 큰 중심적 사건이나 명대사는 없었던 것이 아쉽다.

 

p558  언니, 제발 그만둬. 기생 짓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란 말이야

 

본디 기방이란 여러 사극에서 보여진 바 있듯 한량들이 술이나 마시러 다니던 곳이 아니라 조선 정치 뒷담화의 중심판이었으니 그곳에서 눈과 귀가 되어 스파이 행동을 했을 기생들의 이야기가 좀 더 전문적으로 그려졌더라면 더 흥미진진하지 않았을까. 과거판 찌라시가 그 중심에서 '카더라'통신이 되어 장안에 파다하게 쏟아져 나왔을텐데.....미모의 살수 혹은 미모의 스파이는 정말이지 동서 고금을 막론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그려지기 좋은 요소였는데......! 남녀의 사랑 이야기에 살짝 파묻힌 듯 한 건 매우 아쉬운 노릇이다.

 

영의정 노경환의 유일한 장자는 투기심 많은 정부인이 아니라 첩의 배에서 나왔고 편군 노씨 집안의 유일한 아들인 그 아이를 지키기 위해 그는 당파는 다르나 친한 지기인 박흥수에게 10년간 그 아이를 의탁했다. 그리고 흥수는 딸부잣집에서 '시영'이라는 딸로 키우며 아이의 목숨을 지켜냈다. 이렇게 어린 시절 한 집에서 자매지간인 줄 알고 자났던 시영이와 세영이. 그 막내 동생인 주영이가 태어난 뒤 헤어진 남녀는 훗난 소식도 모르고 자라 소식을 몰랐으니.....재회할 때는 이미 세영의 가문은 몰락했고 자신은 노비로 동생 주영이는 기생이 되어 기방의 호랑말코같은 한량선비 시우(어린날의 시영)와 마주쳤다. 그리고 운명은 그들을 다시 엮기 시작했는데........!

 

세자와 중전의 권력 암투, 정치인들 끼리의 자릿 수 옮기기, 원수 집안이지만 눈을 뗄 수 없는 남녀, 사랑해서는 안된다고 마음을 먹었으나 그 마음을 뗄 수 없는 정인들.....오해와 이해!! 로맨스 속에 이들을 모두 적당히 녹여 재미난 소설 한 권이 완성되었다. 단 시영과 주영 위로 두 딸들은 시집 갔을 나이지만 집안이 역적이 되었다면 무사치 못했을텐데..그들의 이야기는 살짝 빠져 있다.

 

종이 책만 보다가 e북으로 읽은 소설이라 눈의 피로감은 더했지만....그로 인해 읽기는 더 더딜 수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세상 어딘가에 재미난 이야기만 있다면 나는 시린 눈을 부릅뜨고라도 읽고말 활자중독, 스토리 중독자이니 조금 불편하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끝까지 읽어내는 일을-. 오래 걸렸지만 그만큼 다 읽고나서도 뿌듯했던 이야기, '조선 기생 첩보열전'. 스토리의 에피소드들과 캐릭터들이 좀 더 영상에 맞게 보강된다면 이 이야기, tv속에서 보게 된다해도 충분히 매력적일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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