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는 어떻게 자랐을까? - 아버지 게이츠가 전하는 삶과 교육 철학
빌 게이츠 시니어, 메리 앤 매킨 지음, 이수정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마이크로소프트의 대표 빌 게이츠에 대해 그 이름을 알고 있기는 하지만 스티브 잡스와 달리 그는 드라마틱해 보이질 않았다. 그래서 그냥 그는 내게 있어서 저 멀리 바다건너에 사는 IT 기업 대표일뿐이었다. 그런데 그 빌 게이츠가 어떻게 자랐는지 사람들은 궁금했던 모양이다. 그의 부친인 빌 게이츠(할아버지가 1세, 아버지가 2세, 우리가 알고 있는 빌 게이츠가 3세여서 그는 가정내에서 트레이로 불리었다고 한다)가 [빌 게이츠는 어떻게 자랐을까?]라는 책을 출판해낸 것을 보면.

 

 

P71 사랑하고 소중히 여길 것을...

 

 

아버지인 빌 게이츠 시니어는 로펌의 변호사였다. 그는 나눔의 가치와 원칙에 대해 이야기하며 화목하게 살아온 게이츠 가에 대해 회상하고 있다. 나는 빌 게이츠를 '헌신의 아이콘'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그는 개발자 인 동시에 기업인이기 때문이다. 안철수의 V3처럼 무료 백신을 풀지도 않았고 저작권 및 가격경쟁 면에서 언제나 갑의 위치에 있었던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수익금 전부를 자신들의 생활안위를 위해 쓰지 않고 기부를 하고 재단을 만들어 세상에 내어놓는 일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모든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지만 또한 모든 기업이 나눔을 실천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빌이 멜린다와 결혼할 때 그의 어머니인 메리는 '남편의 좋은 점은 인정하되, 남편의 모든 점을 사랑할 필요는 없다'고 충고했다. 어느 시어머니가 이런 현명한 충고를 또 할 수 있겠는가. 메리의 집안 여성들은 활기차면서도 강직한 성품을 지닌 사람이 많았다고 했다. 삶에 대해 활기찬 성격은 그 훗대로까지 이어져  게이츠가의 가정환경에 영향을 주었다. '가족을 사랑하고 가족에 헌신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고 있는 게이츠가에서는 저녁식사는 꼭 함께하고 대화시간을 자주 가지는 것을 가정교육화하고 있었고 근면과 검소는 물론 자녀에 대한 존중까지 가정내 교육내용으로 삼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나누고 봉사하는 것을 습관화하고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시민으로 아이들을 양육해냄으로써 미국 사회에 일조하고 있다고 한다.

 

아버지 빌 게이츠가 들려주는 그들의 이야기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페이지의 내용은 그래서...

'다음 세대에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에 대한 대답일 수 밖에 없었다. 돈도 사람도 아닌 '우리의 것'이라고 대답했다. 우리의 것. 그 네마디의 단어 안에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었다. 놀랍게도.

 

세월이 흐르면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록펠러 재단만큼이나 유명해져 있을지도 모르겠다. 록펠러 재단은 여섯 세대에 걸쳐 자선사업의 50년사를 이룩해왔다고 한다. 미국인이 아니라서 그 혜택이나 활동영역을 잘 알지 못하지만 기업에서 나눔과 봉사에 앞장서 기부를 하나의 문화로 만들어 나가는 일은 아주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느 나라나 부정과 부패는 존재한다. 사람사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그 썩은 내가 진동하는 부분이 생기고 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더 살기 좋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 역시 함께 살아가고 있다.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 아니더라도 꼭 사람을 향해 있지 않더라도 생명을 위한 움직임을 멈추지 않는 사람들 덕분에 지구별은 검은별이 되지 않고 푸른별로 남겨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라나는 세대들을 훌륭하게 키워내기 위해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다. 아버지는 나의 역할모델이라고 칭하고 있는 빌 게이츠의 언급이 없더라도 이 책의 80%만 실천해나간다고 해도 나는 세상 곳곳이 훌륭해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빌 게이츠 시니어와 동년배에 있는 우리네 구 세대들의 생각도 좀 유연하게 흘러준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가부장적인 태도와 고집과 아집을 꺾고 대접받고자 하는 그 마음을 열어 아직은 세상을 위해 무언가 좀 더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마음으로 살아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너무 많은 것을 바랄 수도 없는 것이 우리는 그들처럼 정복의 역사가 아닌 변화와 역동의 역사를 걸어온 민족이다. 그래서 한 편으로는 그들의 그 꼬장꼬장한 태도 역시 이해는 간다. 동의할 수는 없지만. 이래저래 책을 읽으며 감동을 넘어 이런 할아버지 세대를 가진 미국이라는 나라가 부러워졌다. 그냥. 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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