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어야 할 때 나아가야 할 때 돌아봐야 할 때
쑤쑤 지음, 김정자 옮김 / 다연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제목에서 딱 멈추어 버렸다.

[멈추어야할때 나아가야할때 돌아봐야할때]라니. 내가 찾던 바로 그 제목이 아닌가. 마음으로부터 원했더니 책이 나를 찾아왔다. 눈에 확 띄는 제목을 달고. 누가 뒤쫓아오는 것도 아닌데 바쁘고 빠르고 힘겹게(당시에는 숨이 턱에 턱턱 차는지 몰랐지만) 살아왔던 20대를 뒤로 하니 저절로 느리게 살아야만 하는 30대가 주어졌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슬로우 라이프로 살게 되었지만 자칫 20대의 열정을 되살려 바빠지려하면 꼭 저지시키는 신의 손(?)이 있어 그냥 정말 그냥 물 흐르듯이 편안히 천천히 흘려보내고 있다. 나의 빛나는 30대를.

 

자연스럽다는 것. 나답다는 것. 그것이 무엇인지 깨달아가는 나이가  30대가 아닌가 싶다. 무언가 자연스럽지 못할 때에 적신호가 오기 시작했기 때문에 나는 이제 그 흐름을 타고 넘나드는 파도처럼 살아가리라 결심했다. 적어도 누군가의 손이 내 발목의 속도를 휘어잡고 있는 동안은.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고 일에 적신호가 켜졌고 사람에 적신호가 켜졌다. 오롯이 등대의 등불처럼 내가 하고자 하는 일. 그 길만이 앞에 청신호처럼 펼쳐져 있으므로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그 앞길로 한걸음 한걸음 재겨딛고 있는 중이다.

 

그런 내게 저자 쑤쑤의 책은 하나의 힐링북이자 지혜의 명언서로 읽혔다. 높은 연봉의 직장을 그만두고 은둔 생활을 하며 힐링에 관한 글을 전문적으로 쓰고 있다는 저자 쑤쑤 역시 나와 같은 시간을 살고 있는 듯 했다. 그래서 나는 그녀가 풀어주는 글들이 머릿 속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가슴에서 스며나온 글처럼 읽혀서  더 좋았다.

 

 

p 35  사랑은 외롭다는 이유로 찾고 익숙해졌다는 이유로 버리는 그런 것이 아니다

 

 

편도선이 목구멍을 막을 만큼 붓고 콧물이 콧구멍을 막아 숨을 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병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한웅큼이나 되는 독한 약을 먹으면서 쉴새없는 기침세례로 인해 더 죽을뻔 하고는 가만히 방에 들어 앉아 의지가 되고 위로가 되는 이 책을 다시 펼쳐들며 재벌읽기에 돌입했다. 거짓말처럼 한결 편안해졌다. 30해 넘게 살아오면서 그 많은 종류의 감기를 접했지만 기침할 때마다 토하는 이런 특이한 감기에 걸려본 적이 없었기에 나는 그 어떤 약보다 심신을 달래줄 극약이 바로 책임을 깨닫고 쑤쑤의 책을 다시 집어들었던 것이다. 기침이 잦아들고 콧물이 멈추었다. 적어도 숨이 쉬어지기 시작했다. 책에 씌여진 것처럼 의료기술이 나날이 발전할수록 질병은 더 증가해 버렸던 것일까. 무언가 좋은 것이 있으면 반드시 한쪽은 나빠지기 마련인가보다.

 

씁쓸할 마음이 눈에 담긴다. 살다보면 좋을 때보다 힘들 때가 훨씬 많다는 서문의 말도 콕 와서 박힌다. 열심히 살고 신중해질수록 인생은 더 힘들어진다는 말도 가슴을 아리게 파고든다. 하지만 밤하늘에 별이 1000년 전에도 떴고 500년 전에도 떴고 오늘 밤하늘에도 뜰 예정이듯 우리도 역시 지구별에서 태어나고 죽으면서도 여전히 살아남아 후세를 위해 열심히 오늘을 산다. 10년전에도 읽었고 5년 전에도 읽었던 책을 오늘도 읽고 있는 까닭과 많이 다르지 않다. 다만 책의 제목들이 바뀌어왔을 뿐.

 

저자 쑤쑤의 글은 그 점을 상기시키면서 시간을 잊게 만드는 글이다. 결국 내가 행복해야 세상이 아름답게 보임을 자각시켜준다고나 할까. 그래서 답은 타인이 아닌 내 안에서 찾아야하는 법이다. 행복은 마음 먹기에 달린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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