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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Is Not Easy - 죽어도 영어가 늘지 않는 당신을 위한 책
루시 구티에레즈 지음, Claire Park 감수 / NEWRUN(뉴런)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빨간 기본 영어"라고 불리던 영어 문법서가 있었다. 요즘 학생들이야 더 좋은 책들이 차고 넘치다보니 고르고 골라서 공부하겠지만 그 시절
우리들에겐 "빨간 기본 영어","맨투맨","성문영어"가 전부였다. 이렇게 고백하고 보니 나이가 참 많은 것 같지만 그 시절 독서실에 가면
교과서와 참고서 외엔 이 책들이 기본으로 꽂혀 있었고 서로 빌려보고 빌려주기도 했더랬다. 그때 그 친구들 지금 어디서 무얼하고 있는지 참
그립기만하다.
잠시 추억에 잠길 수 있도록 만든 루시 구티에레즈의 "ENGLISH IS NOT EASY"는 표지가 빨간색이다. 미국이나 영국도 아닌
바르셀로나에서 활동하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가 한국으로 보낸 '죽어도 영어가 늘지 않는 당신을 위한 책'이라니 참 낯설다. 보통 영어는
미쿡(?)사람이나 영국사람 내지는 호주사람에게 배우는 것이라 여겼는데 그동안의 편견을 깨고 기분좋게 다시 영어를 가까이 접하게 만든 것은 그녀가
첫 장에 고백한 그 솔직한 마음이 내 마음의 문을 열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세상엔 언어를 쉽게 배우는 사람과 언어 때문에 고군분투하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고 후자에 속한다는 그녀는 영어를 배우기 위해 들인 시간과
돈이 꽤 된다는 그 고백! 대다수 주입식 영어교육을 받아온 대한민국 사람들의 현실과 동일한 그 고백! 그녀의 과거가 나의 지난 날과 닮아 있어
쓴웃음이 났고 쉽게 똑똑해지도록 만들어주겠다는 그 용기에 탐복해 다시 영어와 친해지려 노력해보기로 결심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을 활용하는 팁
한가지! 어디서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어른들을 위한 생활영어를 그림과 함께 쉽게 익힐 수 있도록 알려주겠단다. 그렇다면
그림->영어->한글 순으로 눈옮김을 한다면 쭉 훑어보면서도 잔상들이 머릿 속에 남아 영어실력이 쑥쑥 자라나게 될 것만 같았다.
일주일. 딱 일주일동안 이 책을 틈틈이 활용하면서 가장 큰 수확은 "꾸준히" 탐독했다는 거다. 졸업후 공부다운 공부를 하려고 결심하면
작심삼일이 되었던 것과 달리 구티에레즈의 영어책은 일주일이나 스스로 찾아보게 만들었고 쓰면서 달달 외워 익히는 표현들이 아니라 즐거이 구경하며
자주자주 펼쳐보게 만드는....머릿 속에 사진을 찰칵 찍어 영상을 기억하게 만드는 효과를 내고 있었다. 딱 일주일만에 뭐 그리 똑똑해졌으랴 만은
적어도 2015년 다시 영어와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끼게 되었고 이 책이 너덜너덜해질때까지 보고 또 보게 되겠구나
라는 희망이 생겼다.
목차만 보자면 기존의 문법책에 나오는 것들과 유사해 보인다. 주격대명사/현재시제/의문사/명령문/가산불가산 명사/장소 전치사/비교급
최상급/과거진행시제 등등. 하지만 알파벳만 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 책을 천천히 읽어보는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여백이 많고 그림이 많고
재미가 가득해 다시 영어문법을 시작하고 싶은 성인에게 강추하게 되는 책이 바로 이 빨간 표지의 책이다.
영어 공부에 지친 사람들에게 이 책은 가뭄 끝에 만나는 단비처럼 시원하고 또 달콤하게 느껴질 것이다. 내게도 그랬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