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2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E L 제임스 지음, 박은서 옮김 / 시공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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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방송국 간부로 일하다가 전업작가가 된  EL제임스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일반적인 로맨스 소설의 라인을 살짝 벗어나 있다. 백만장자가 내미는 계약서에 싸인하는 순간 그녀는 그의 소유물이 되었고 갓 대학을 졸업한 그녀에게 그 일은 아주 달콤한 시간이 되었다. 대학을 졸업하는 순간까지 '처녀성'을 간직하고 있었던 그녀가 선택한 남자, 크리스천.

 

순진한 아나스타샤가 크리스천과 하는 밀당은 연애의 고수처럼 보여서 살짝 어리둥절했고 사랑하지 않고 섹스만 하는 관계를 원한다는 크리스천은 반대로 너무나 로맨틱한 남자여서 혼란스러웠지만 모두의 연애는 비슷하면서도 세상 모든 연애는 그 당사자 둘만 아는 비밀이기에 두 사람의 사랑을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그 어떤 편견의 잣대를 대지 않고서.

 

맥북, 블랙베리, 소설 '테스'의 초판본, 랄프 로렌 속옷, 비싼 차까지 어마어마한 선물을 덜컥덜컥 안기기 일쑤인 남자가 원하는 잠자리는 BDSM적이지만 그와의 섹스가 만족스럽다면 그들은 천생연분인 것일까. 세상의 눈이야 어쨌든 간에 둘 만 좋다면 그들의 사랑은 핑크빛일텐데........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나스타샤는 '사랑'으로 인해 상처받고 불안해하고 있었다. 사랑의 가치에 대해 고민하면서.

 

영화에서는 이부분이 쏘옥 빠져 있어서 아나스타샤의 마음이 갑자기 왜 돌아섰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책에서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좌절하면서 그의 어린 시절 상처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아나, 관계 속에서 사랑의 가치를 따져보는 아나, 대답을 듣고 해답을 찾길 원하는 아나의 모습이 그대로 그려져 한결 이해도를 높이며 읽을 수 있었다. 사랑하는 사이에 왜 '복종'이 필요하며 '주인님'이라는 호칭이 존재해야 하는 것일까 의문스러웠으나 이 모든 의문은 크리스천의 잠꼬대를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

 

P340  날 떠나지 마. 날 떠나지 않겠다고 했잖아

 

자면서까지 불안해하는 저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진심. 낮의 왕국에서는 그토록 부유하고 완벽해 보였던 남자가 한 여자의 옆자리에서는 너무나 연약하고 도움이 필요한 남자로 변해 있었다. 하지만 그의 진심을 알았다고 해도 지금 그대로의 관계지속은 무의미한 것이었다. 그래서 아나는 그를 떠나기로 결심했고 그에게 이별을 던진 채 집을 나왔던 것이었다.

 

이 시리즈가 3부작이라니 아마 영화도 다음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겠지. 원작만큼이나 좀 더 디테일하게 심리를 따라갈 수 있다면 좋겠다 싶다. 다음 번 영화에서는. 원작을 읽어보니 더더욱 그 마음이 굳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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