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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1 ㅣ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E L 제임스 지음, 박은서 옮김 / 시공사 / 2020년 2월
평점 :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는 것은 어쨌든 사람들의 관심 속에 있다는 거다. 명작이라 하더라도 무관심 속에 잊혀진다면 그 작품의 의미는 퇴색되고
말테니까. 이 말많은 작품을 원작을 읽기 이전에 영화로 먼저 접한 나로서는 상당한 혼란에 휩싸이고 말았는데 b급 영화의 형태에 할리퀸 로맨스 +
사조히즘적인 요소가 가미된 듯한 조합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하고 근접해야할까 난감해졌기 때문이다. <색,계> 같은 감동을 기대했던 내게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충격을 던져주었고 그 갑작스럽고 개연성 없는 결말은 불켜진 이후에도 자리에서 쉽게 일어서지 못하도록 만들어버렸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그 원작이.
보여주기식 영상이 아닌 감정이입이 훨씬 진한 '글'이라는 매체 속에서는 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면서 책을 친구에게 빌렸는데, 일단
결과적으로 보면 책이 영상보다는 훨씬 나았다. 나의 경우엔. 여주인공 아나스타샤의 심리를 그때그때 엿보며 상황 속에서의 행동들을 쫓을 수 있었기
때문에. 영화에서 "대체 왜 저러지?","저 장면에서 감정은 대체 어떤거야?" 라는 의문이 들었던 부분들이 책 속에서는 솔솔 다 풀려 버려서
오히려 책을 읽고 영화를 봤다면 생각보다 더 좋은 느낌을 간직할 수 있지 않았을까 했을 정도였다.
석달만에 3천만 부가 팔렸다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젊고 매력적인 백만장자 그레이가 친구가 아파 대신 인터뷰
갔던 아나스타샤에게 첫눈에 반하면서 시작된다. 조용히 그러나 위험하게 그녀의 주변을 맴돌던 그 남자. 술이 떡이 되도록 마신 날에 술집 위치를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나타나 번개처럼 데려가고, 진하게 키스하면서도 자신에게서 멀어지라고 말하면서, 사랑하지만 함께 잘 수 없다고 말하는
묘한 연애의 시작. 이정도의 설레임에서 끝났다면 좋았으련만 이야기는 '푸른 수염' + " 프리티우먼"을 덧입혀 아나스타샤를 더욱더 비밀스런
관계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어린 시절을 불행하게 보내다가 화목한 가정의 둘째로 입양된 크리스천. 그레이 가의 일원으로 살아가게 되었지만 엄마의 친구가 사춘기 시절에
끼친 성적인 영향력은 그의 성적 취향을 남다르게 바꾸어 버렸고 이후 15명의 여자들과 오락실에 머물면서 남들은 모를 은밀한 사생활을 즐겨왔다.
애인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이 변태? 사슬과 수갑이 가득한 벽면, 채찍도 종류별로 구비되어 있으며 자신을 '도미넌트'라고 명명하는 이 남자와의
로맨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이미 계약서에 싸인해 버린 아나스타샤는 2권에서 만족하게 될까? 후회하게 될까?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얼른 2권을 읽어보아야겠다 싶다. 영화를 보았으나 결말이 찝찝했기에 책에서는 그 설명이 좀 더 자세하기를 바라면서 2권 첫 장을 펼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