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바다 미궁의 기슭 십이국기 2
오노 후유미 지음, 추지나 옮김 / 엘릭시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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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과 닮았다는 십이국기의 기린. 이 기린이 보고 싶어서라도 애니메이션을 찾아봐야겠다. 이 판타지의 유명함은 익히 귀로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토록 짜임새 강한 세계관과 특색 강한 캐릭터들이 가득한 판타지는 이 전에는 본 일이 없어 다채롭게 느껴진다. 음식으로 치자면 산해진미가 올려진 한 상을 보고 있는 격이랄까. 요코가 등장하는 1권을 읽었을 때는 그 답답함이 하늘을 찌르더니 '다이키'라는 흑기린이 등장하는 "바람의 바다 미궁의 기슭"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져 그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십이국의 이야기를 다 보여줄 작정인가? 그렇다면 그 방대한 양은 작가의 머릿 속에서 완벽한 하나의 고리를 이루었을까.

 

2권째 읽기 시작한 '바람의 바다 미궁의 기슭'은 대극국의 기린이 탄생하는 순간부터 그려진다. 봉산에 태란이 열리나 곧 그 태과를 잃어버리고 백방으로 수소문 했으나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야 기린은 제 땅으로 되돌아올 수 있었다. 어린 시절 상처를 가득 안은 채. 그 상처로 인해 소심하고 채 여물지 못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으나 어찌보면 이는 타인의 마음을 알아주고 배려할 수 있는 조심함도 되는지라 흑기린 다이키는 그 어느 기린과 달리 아주 착하고 고운 기린의 태가 보이는 듯 했다.

 

1권에서 요코가 이 세계로 건너올 땐 아무런 설명이 없어 답답하더니 다이키 편에서는 아주 친절하게도 처음부터 쉽게 세계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어 차라리 이 에피소드가 첫번째로 읽힌 이야기였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어지기도 했다. 책의 시작에 지도가 첨부되어 있지만 설명과 곁들여 읽으면 그 이해도가 한결 높아진다. 세상의 한가운데 표시된 황해가 물이 없는 바다이며 '오산'으로 불리는 다섯 개의 준봉중 봉산은 태산에서 개명된 봉산으로 불리고 있다는 점. 수컷은 '기', 암컷은 '린'으로 불린다는 것. 그래서 대국이 기인 흑기린은 '다이키'로 불리기로 태어나기도 전에 정해졌다는 점이다.

 

아이가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나무에 열리는 것도 신기한 일이지만 기린에게는 부모가 없이 유모격인 산시가 돌본다는 점도 특이한 점이었다. 그 어떤 판타지와도 달랐다. 마법이나 쓰고 요괴들이 등장하는 비슷비슷한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신비로운 이야기였기에 나는 겨우 2권째 읽고 있는 이 세계에 흠뻑 빠져들고 말았다. 물론 번역을 두고 여러 말들이 많긴 했다. 이미 절판된 다른 출판사에서 번역되어진 번역본들이 존재하고 애니메이션으로 보아 익숙한 팬들도 많았다. 하지만 나처럼 처음 읽는 이에게는 이 또한 새로운 법. 다른 서적들을 찾기보다는 그저 이 책이 출판사의 출판 순서에 따라 읽어나가기로 했다. 헷갈리지 않도록.

 

3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총 11권까지 나왔다던데 미완결이었던 전 출판사와 달리 완역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이 출판사의 십이국기는 원하는대로 완결본을 손에 쥐어줄 것인지도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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