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싱가포르, 클로이입니다 - 글로벌 앵커우먼의 Life Lesson
클로이 조 지음 / 마젠타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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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이 말했던가 꿈은 크게 가져야 한다고. 미국에서 성장한 클로이 조는 중국계 앵커인 코니 정을 보며 그 꿈을 키워나갔고 종국에 그녀는 글로벌 방송의 중심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높여가며 일하고 있다. 아주 멋지게. 예전에 봤던 그 영화 [Up Close And Personal](밀착취재)에서처럼 엉망인 상태로 시작하는 것이 아닌 정말 제대로 공부하고 처음부터 밟아 올라간 케이스여서 국제 사회 속에서 멋지게 일하고자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멘토로드를 보여주고 있다.

 

배경도 인맥도 없이 성차별, 인종차별까지 있는 세계 무대에서 아시아계 여성으로 성장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 의문을 품고 있던 사람들에게 그녀는 새로운 워킹 롤 모델이자 선구자격으로 보여질 것이다. 가능했다. 그녀만 보더라도. 물론 그녀의 집안은 최적화 되어 있었다. 어린 시절 외국에 나가 살 수 있는 직업을 가진 부모님이 있었고 그들의 헌신적인 보살핌이 있었다. 또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젊음을 담보잡히지도 않았다. 하지만 커리어적 스폰서가 있어 그녀를 뒷받침해준 적도 없고 다 만들어놓은 방송에서 방송 직전에 고위직의 자녀와 앵커교체가 되는 아픔도 겪어야했다. 비단 책 속에서 털어놓은 것이 다가 아니리라. 경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비열한 짓도 서슴치 않는 사람들도 있었을테고 치사한 일을 겪기도 했을 터였다. 드라마 "미생"에서처럼. 사람사는 공간이 다그렇지 싶은 마음으로 그녀의 성공을 첫장부터 넘기기 시작했더니 그녀의 꿈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음을 움직이며 한 발, 한 발, 디뎌나가던 그녀의 꿈이-.

 

p17 이제 18분 후면 난 집에 가게 된다

 

세계적인 앵커는 그 순간순간 최적화된 완벽함, 최고의 시청률을 위해 숨쉰다고 행각했는데 잠시 온에어 불이 꺼진 순간 집에 갈 생각을 하고 있다니...마치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유쾌함이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녀가 보여준 인간미는 이렇듯 짧은 한 문장 속에서도 마음이 읽혀질 때 여실히 드러나 보였다. 베테랑인 그녀에게 계획되어진 정규 뉴스보다 어쩌면 폭풍 속에 던져진 것 같은 생방송이 더 매력적이지 않을까. 비록 새벽 세시 반에 호출을 받아 일터로 나와야 하고 2교대, 3교대를 해야하는 하드워킹 시스템 속에서도 그 일을 멈추지 않고 달려나왔으니 말이다.

 

어린 시절 그녀는 우울했다. 말도 낯설고 문화도 낯선 미국 땅에서 두 번이나 큰 사고를 당해 죽을 뻔한 고비를 넘겼고 가장 외모에 민감했을 사춘기 시절엔 이마의 흉터와 수술로 인해 짧아진 머리카락을 덮기 위해 저렴한 가발을 써야 했으며 지팡이를 짚고 학교를 다녀야했다. 그녀의 모습을 웃음꺼리로 만든 학생도 있었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나가며 한비야가 말했던 '자기 자신에게 기회를 주는' 최고의 선택을 해냈기에 오늘날 CNBC 최초 한국인 앵커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멋진 그녀, 클로이 조.

 

나는 그녀가 나온 방송을 본 적은 없다. 알랭 드 보통의 '공항에서 일주일을'에 등장했고 올리브 TV '마이퀸'에 출연한 적이 있다지만 그녀의 매력적인 보이스와 제스쳐를 보진 못했다. 다만 책 표지에 아주 자신감 웃으며 허리를 꼿꼿히 세운 그녀를 보았을 뿐이지만 충분했다. 일률적인 미의 기준을 따르기 위해 성형이 일상처럼 되어 있다지만 나는 오히려 그녀처럼 자신감을 앞세운 모습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고 생각되기 대문이다. 배우처럼 예쁘진 않았다. 하지만 그럴 필요조차 없었다. 똑똑한 사람보다는 지혜로운 사람과 친구가 되길 원하는 것처럼 카리스마와 열정이 가득한 그녀의 모습이면 충분했다. '일과 사랑 때문에 고민하는 당신을 위해'라는 부제가 붙여진 [굿모닝 싱가포르, 클로이 입니다]는 지금, 순간에서 멈추지 않고 도약할 수 있는 힘을 인생에 실을 수 있는 용기를 전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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