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마, 내일도 이 길은 그대로니까
박은지 지음 / 강이북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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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이름이 강이북스였다. 강이북스. 강이라하면 일인출판을 하고 있는 이웃님네 외출냥이 이름인데 그 강이의 오동통한 배가 갑자기 떠올려져서 책장을 펼쳐들기도 전에 웃음부터 났다. 푸웃.

 

고양이를 생각하면 힐링이 되고 웃음이 나는 걸 보면 나도 어쩔 수 없는 냥집사인가보다. 고양이 사진, 고양이 물품, 고양이 모양 제품들만 보면 두 눈 휘둥그레지면서 얼른 결제창을 열게 되는 나는 고양이 집사 5년차. 길냥이 밥터 밥언니 1년차다. 정기구독하고 있는 <매거진 C>에서 사회 첫 발을 내디뎠다는 저자 박은지는 동물들과 함께 했던 에피소드들을 모아 감성 에세이 한 편을 완성해냈다. 턱시도 냥이 한 마리가 빼꼼 내다보는 겉표지에서부터 사람의 마음을 흔들리게 만드는 그녀의 이야기 속 고양이들은 동네 어딘가에서 봄직한 아이들이라 더 정감이 갔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고양이 이야기만 있다면 이 책은 20,30대 여성들에게 100% 공감받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길 위에서 만난 인연들이 낯설지 않은 것처럼 사람이 건넨 온기와 그 온기를 거둬가는 이별의 과정이 함께 담겨 사랑과 이별의 선상에 서 있는 여성들의 마음을 흔든다. 흔들흔들...

 

담장 위에 예쁘게 앉은 삼색냥이도, 허니 브레드 배너 사이 쭈그리고 앉아 있는 고등어 한마리도, 노란 길 위에 두 손 예쁘게 모으고 누운 노랑둥이 역시 예쁘다. 길냥이들은 길에서 살지만 생명이라는 그 모습 하나만으로도 대견하고 예쁘다. 요즘처럼 날씨가 추워진 밤이면 이 아이들의 녹록치 않을 잠자리와 먹을거리들이 걱정이 되지만 그래도 삶의 모퉁이 모퉁이가 힘겨워 잠시 기대 한숨 쉴 때 마주치는 길냥이들이 있어 완전히 주저 앉게 되지는 않는 것 같다. 집사인 나는-.

 

그래도 힘을 내야만 한다고, 힘을 내어 보라고 말똥말똥한 눈으로 쳐다보며 냐옹냐옹으로 경종을 울려주는 이 소중한 생명들에게 힘을 얻어서. 저자도 마찬가지였으면 좋겠다. 페이지 곳곳에서 힘겨움이 발견되곤 할때마다. "이 아이들에게서 힘을 나누어 받아요"하고 싶어졌다. 고양이들은 가슴에 품고 싶고 저자는 등을 두드려 주고 싶게 만드는 사연들이 가득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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