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할 - 걱정하는 일의 90%는 일어나지 않는다
마스노 슌묘 지음 / 담앤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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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스님의 추천작이라고 해서 [9할]은 읽기 전부터 기대가 큰 책이었다. 특히 걱정하는 일의 90%는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했던가. 그 말이 가장 마음에 들었지만 이 말은 사실 너무 흔한 말이라 말과 행동, 생각을 정리하기에는 약간의 부족함이 느껴졌다.

 

p110 인생에는 비교보다 중요한 일이 더 많다

 

라고 했던가. 인생을 살다보면 의도하지 않아도 누군가와 삶의 순간순간을 비교하게 된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그 마음이 접어질 때가 종종 있었다. '부족한 것'을 쫓기 보다는 '필요 없는 것'을 버리는 일이 현명한 선택임을 알면서도 인간이기에 또 순간을 참지못해 그 좋은 말을 쫓아 살지 못하곤 했었다. 더하기보다는 빼기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30대가 되어서야 절실히 체감하면서도 나는 여전히 인생 앞에서는 미숙하고 미흡하다.

 

즐겨보는 드라마 제목처럼 사회 초년생이 아니면서 나는 '미생'의 삶 속에 던져져 있다. 아직까지.

규칙적으로 사는 삶이 다람쥐 쳇바퀴처럼 답답하게 느껴져 때론 튕겨나오곤 하면서 어느새 불안해져 또 그언저리는 맴도는 바보. 그런 바보스런 삶을 이어오고 있지만 그래도 단 하나의 위안이 있다면 나는 내게 주어진 '바로 지금','오늘'을 참 열심히 살고 있다는 점이다. 어쩔 수 없는 일들과 마주치면 숨 한번 고르고 쉬어가기도 하고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는 선택 앞에서는 그저 자연스러움에 몸을 맡긴다. 불안함도 그러하면 좋겠지만 아직 그 경지에는 이르지 못해 현명한 지인들의 충고에 귀를 기울이며 살고 자연과 공생하며 살기 위해 '생명'을 위한 일을 하루에 한번씩 행하고 있다. 길냥이들의 아침밥을 챙겨주면서 내일 그들과 만나지 못할까 걱정되기도 하고 추운 날씨에 저 아이들의 따뜻한 보금자리를 걱정하며 살지만 그래도 이런 내 모습이 너무 바빠 주위를 둘러볼 시간이 없었던 20대의 내모습보다는 훨씬 더 맘에 든다. 그래서 나는 그때의 나보다는 지금의 내가 훨씬 더 좋다.

 

나를 지치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너무 이기적이고 때로는 남탓만 하는 사람들의 징징거림도 있고 좋은 사람의 얼굴인척하며 사람이기를 포기하며 사는 사람과 함께 한 공간에 머문적도 있다. 바로 오늘, 법적 통지문을 받으며 그 사람이 얼마나 '악질적인 사람'인지 타인들의 충고를 들으면서 마스노 슌묘의 '마음 리셋법이 필요한 날이군' 맘 속으로 중얼거리기도 했다. 내 주변에만 이런 사람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는 이런 사람들 투성이라서 아무리 조심하며 살아도 마주치게 되어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쯤은 가벼워졌다.

 

삶의 방식이 그러하니 꼭 내가 아니더라도 그녀는 천벌을 받게 될 것이다. 세상의 법은 악용할 수 있어도 인생의 법과 신의 처벌을 피해갈 방법은 없을테니까. 걱정하는 일의 90&는 일어나지 않는다지만 오늘 나는 그 10%에 해당하는 일과 마주하며 하루를 보냈다. 그러나 마스노 슌묘의 책을 손에 들고 있었기에 순간순간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고 인간다움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하여 책은 내게 언제나 가장 현명한 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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