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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치와 리틀B - 다리가 셋인 개 하치와 희귀병 소년의 감동적인 우정
웬디 홀든 지음, 이윤혜 옮김 / 예문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산시아 이야기','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장애견 타로의 행복한 세상'등을 읽으며 눈시울을 붉혔던
독자들이라면 이 책 역시 가슴 뭉클하게 하는 이야기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반려동물 학대에 대한 눈에 담지 못한 영상들이 동물농장을 통해 매번
방송되어 이 세상 이대로 살아가도 좋을까 싶다가도 반대로 반려동물로 인해 치유받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때면 그래도 아직 세상은 살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뮤지컬 배우 배다해의 말처럼 누군가는 너를 버렸을지 몰라도 누군가는 너를 응원하고 있는 것이 세상이므로. [하치와 리틀B]는 다리게 셋인
개 하치와 희귀병에 걸린 소년이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치료비가 많이 들고 보살펴야하는 개를 반려하는 것도 역시
치료비가 많이 들고 손이 많이 가는 아들을 케어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이 가족은 사랑과 의리!!!그리고 함께하는 따뜻함으로
어려운 역경들을 이겨내며 세상에 잘 버티고 있어 주어 '감동'이다.
비단 전세계 300만만 울렸을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생명에게 위해를 가하는 인간을 찾아내어 벌주는 강력한 법적 조치는 존재하지 않는 모양이다. 화를내도 어쩔 수 없는 일.
하치는 2012년 1월 두들겨맞아 피투성이가 된 채 선로에 묶여 있었다. 어린 강아지가 죽기를 바랬던 학대범은 그것으로도 모자라 개가 죽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른 개를 끌고 현장에 나타났었다고 하니 인간의 잔인함이란 그 끝이 어디인지 치를 떨게 만든다. 말 못하는 짐승에게 이를 위해를
가한 인간이 자신의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간에게도 그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가능성은 다반사. 그런 인간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소름끼치는 일임에 분명한데 이야기는 잔인한 쪽으로 흐르지 않아 그보다는 기차가 두 번이나 지나간 선로에서 살아남은 강아지를 살리기
위한 사람들의 숭고함에 더 중심을 두고 펼쳐지고 있었다. (어쨌든 그 학대범에게는 천벌이 내려지길 바라면서-.)
P27 생명력은 힘 중에 가장 강한 힘이거든요
나중에 '하치'라는 이름을 얻게 되는 세발 개처럼 항공기 정비병인 아빠와 무기를 고치는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리틀B'는 두 군인
부부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씩씩한 신체로 자라나질 못하고 있었다. 열 아홉, 스물 넷 어린 부모에게서 태어났지만 건강한 항체를 물려 받지 못했는지
아기는 40억분의 1의 확률로 걸리게 된다는 슈발츠얌펠 증후군을 앓고 있었다. 군인부부는 번갈아가며 아이를 돌보았지만 결국 그들은 헤어져야
했다. 늘 다른 나라로 파견가야하는 그들에게 아픈 아이의 존재는 싸움의 불씨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특히 양쪽 부모의 결함 염색체로 발발하게
된다는 이 병에 걸리면 증상이나 진행속도를 가늠할 수 없다고 한다. 돌연변이 유전자가 사람마다 다르게 증상을 걸어놓기 때문에 그 누구와도
진행증상이 같을 수 없기 때문에. 불운이 가정을 덮친 것 같았지만 인생지사 새옹지마라고 리틀 B네 가족은 이 불운을 매일매일 웃음을 채워 넣으며
극복해 나가고 있다.
서른 셋의 아빠가 생활력 강하고 긍정적인 서른 여덟의 독신녀 콜린을 만나 가족을 이루고 이들이 아들을 위해 함께 아픔을 극복해나갈 개
하치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면서 완전체를 이루어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다. 세 발 밖에 없는 하치가 넘어져 큰 수술비가 필요하기도 했고
리틀B의 병세가 악화되어 가정형편이 바닥을 치기도 했다. 하지만 어려워졌다고 결코 가족임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들은.
특별하게 묶여졌기 때문에 서로를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마음을 토닥이고 상처를 쓰담으면서 이들은 오늘도 가족으로 살아가고 있다. 전세계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리틀B의 표현처럼 신나는 일이 매일 가득가득! 한 이들의 내일에 한계란 없어 보였다. 개 한마리를 구하기 위해
온 영국이 다 발 벗고 나선 것도 감동이요, 병이 깊은 아이와 개를 가족으로 함께 케어하는 가족의 울타리도 한없이 따뜻해 보였다. 이런 저런
이유로 쉽게 반려 동물을 버리고 아이를 학대하는 뉴스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이들 가족의 행복한 이야기는 분명 귀감이 될만한 이야기였다.
감동실화. 이럴 때 쓰라고 선조들이 만든 말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