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어바웃 치즈 - 10가지 대표 치즈로 알아보는 치즈의 모든 것
무라세 미유키 지음, 구혜영 옮김 / 예문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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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라고 하면 콤콤하면서도 짭쪼름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상쾌하게 느껴져 나는 이 맛을 '상콤함'이라고 혼자 부르고 있다. 코스트코에 갈 때마다 치즈 코너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데 언제나 넉넉하게 사 본 일이 없어, 돈이 많이 생기면 꼭 치즈를 듬뿍 사보리라는 꿈을 20대부터 꾸어왔지만 30대인 지금까지도 스스로 느끼기에 '넉넉하게 샀다'는 느낌을 받아 본 일은 없다. 아직까지는.

 

너무 좋아하다보니 찾게 된 치즈에 관한 책들. 그 중에서 나보다 더 치즈를 좋아한 여인이 있었으니 그녀는 치즈를 구경다닐 계획으로 프랑스에 여행다녀온 후 직업까지 바꾸게 되었다. 지금도 그 음식점에서 일을 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책을 읽으면서 파스타가 좋아 이탈리아를 누비고, 치즈가 좋아 프랑스 시장 곳곳을 누볐을 그녀의 그 한 때가 한없이 부럽기만 했다. 세상은 치즈만큼이나 이렇듯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어 누군가는 맘 속으로만 꿈꾸던 일을 인생을 던져 직접 해보는 이가 있기도 하고 그 경험들을 책으로 함께 나누며 행복해하는 이가 살아가고 있기도해 재미난 곳이다.

 

승무원으로 재직 중에 치즈와 와인의 매력에 빠져 자연치즈 전문점 점장까지 역임한 치즈전문교실의 운영가 무라세 미유키는 '페코리노 로마노','로크포르','콩테','샤비놀','에프와스','체더','에멘탈','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모차렐라','브리 드 모' 의 10가지 대표 치즈에 대한 역사적 사실이나 식감, 요리법,숙성되는 단계들을 책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다만 치즈에 관한 책이라 당연히 사진이 올컬러일 줄 알았는데 흑백이라 약간 당황스러웠던 점을 제외하곤 책은 상당히 재미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읽는 독감(?)을 활성화 시켜대고 있었다. '한 마을에 한 가지 치즈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프랑스에는 많은 치즈가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그 많은 치즈를 다 맛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인데 프랑스에서는 아직도 꾸준히 개발되고 있다니 그들에게 치즈는 역사요, 생활 그 자체가 아닐까 싶기도 했다.

 

자연치즈와 가공 치즈 중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10종류는 모두 자연 치즈였는데 우유만으로 만들어 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그 재료는 산양젖,소젖,양젖 등 너무나 다양했고 숙성 과정에서 치즈의 표면을 40도에 달하는 독한 술인 브랜디로 닦아낸다는 워시 치즈 방식의 에프와스나 자르지 않고 '연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는 죽기 전에 꼭 입에 넣어 보고 싶어 버킷리스트에 올려두기도 했다.

 

한가지 더 놀라운 사실은 로마시대에 만들어진 페코리노 로마노는 지중해에 떠 있는 섬에서 만들어져 현재는 로마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 모양이나 향, 맛이 다 달라 알면알수록 빠져들게 되는 치즈라는 식재료는 사실 어떤 치즈와 함께해도 저녁을 우아하게 아침을 든든하게 점심을 재미나게 만들어줄 재료라서 절대 맛보기를 멈출 수 없게 만든다. 아직도 며칠 전에 먹은 치즈의 향이 코끝을 맴도는 것 같다. 언젠가는 이 책에서 소개하는 치즈들을 몽땅 맛볼 날이 오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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