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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셰어하우스 - 싱글녀 다섯과 고양이 두 마리의
김미애 외 지음 / 올댓북스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p127 자기 자신을 알려면 관계 속에 있어야 한다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여자 다섯이 함께 한 집에 산다는 것도 그러하지만 공동체 마을에 그 터를 잡는다는 일도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늘 꿈꿔왔던 일이었노라고...그녀들은 말한다. 서울에서 월급타서 비싼 월세, 교통비를 내고나면 남는 것이 별로 없다. 20대의 벌이란
그렇다. 30대라고 좀 나아질까? 스스로 벌어 밥벌이 하는 이들에게 그 어떤 타지보다 서울은 기회의 땅이면서 또한 생활지옥의 한 가운데인
셈이다. 그곳에서 다섯 여자들이 뭉쳤다.
'특집'은 마포구 성미산 마을 안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누군가의 집을 임차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그녀들을 위해 그녀들이 함께 구상해서
완성해나간 집이었다. 그러다보니 우여곡절도 많았고 나중에 필요해진 공간을 위해 다른 공간을 포기해야하는 일도 발생했다. 하지만 '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이라는 소행주 2호 가운데 자리한 싱글녀들의 집인 '특집'은 4개의 방과 2개의 화장실 안에 행복을 담고 있다. 각각의 공간들이
다-.
p 115 돈을 적게 벌고 적게 쓰면 삶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절대 그렇지만은 않다.
보험을 줄이면 불안이 커질 것 같지만 매달 큰 돈을 보험회사에 기부하는 듯한 불쾌한 느낌이 없어서 좋다.
내 건강을 보험회사에 맡겨 버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챙기고 노력하게 된다
잠만 자는 공간이었던 '집'이 즐거운 공간이 되어 간다는 그 말이 듣기 참 좋았다. '더부살이가' 아닌 '더불어 살고 있다'는 그들의
고백은 또 다른 가족의 형태로 생각되어져 마음 한구석이 훈훈해지기 시작했다. 사실 이름만 가족으로 사는 사람들이 대한민국 곳곳에 얼마나 많은가.
그래서 이들이 입주전까지 7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매주 만나면서 자신들의 살 공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인테리어를 구상하고 함께 살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이야기는 그 어떤 에세이 속 이야기보다 따뜻하게 다가왔다. 이 시간동안 가족으로 살아갈 타인에 대해 알아가기도 했지만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기도 해서 더 유익했다는 그들.
그래서 함께 밥을 먹어도 즐겁고 함께 바느질을 해도 즐거운가보다. 또한 백수가 되어도 즐겁단다. 직장도 없고 모아둔 돈도 없고 집도 없지만
상사 눈치 보지 않아도 되고 원하는 책을 맘껏 볼 수 있는 시간이 있어 행복하단다. 물질적으로 가난해진다고 해서 마음까지 가난해지는 것은 아님을
나는 이들을 통해 대리 경험하고 있다. 가난한 삶이 익숙해진다는 건 어찌보면 말이 안되는 것같아 보이지만 익숙해져서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것도 그 나름대로 익숙해진 것은 아닐까.
p182 결혼은 선택의 문제다.
몇 살에는 결혼을 해야 하고 몇 살에는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기주닝 우리를 스스로 주눅 들게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미혼의 싱글 여성들이 함께 살지만 그들은 현재 결혼하지 않았을 뿐 독신을 꿈꾸는 사람들은 아니다. 삶에서도 사랑의 기회는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는 그녀들. 해고 노동자들 틈에서 구조된 고양이 '부장님'과 백혈병을 딛고 다시 건강해진 고양이 '실장님'도 식구로 함께 살고 있는
웃음 많은 따뜻한 집 특집. 나는 그들의 삶이 약간은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하는 일은 때로는 힘겹다. 하지만 도시에서
편리하게 그리고 외롭지만 혼자가 편한 삶을 오래 살다보니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만큼 불편하게 생각되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삶을 엿보고는 살짝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셰어하우스에서 같이 살 사람은 어떤 사람이 좋을까? 궁금하다면, 얼른 이 책을 넘겨 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