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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이 좋아지는 작은 살림 - 버리고 비우고 정리하는 단순한 살림의 기술
오하라 쇼코 지음, 김수연 옮김 / 소란(케이앤피북스) / 2014년 8월
평점 :
100세까지 주방에서 요리하며 사는 것을 목표로 살고 있다는 오하라 쇼코의 살림법이 화제다. 영국사와 앤티크의 역사 공부를 위해 영국으로
유학길에 올랐던 유학파인 쇼코는 외국적인 것을 강조하는 대신 심플한 살림법으로 꽤 깐깐하다고 소문난 일본 주부들의 마음을 얻어냈다. 버리고
비우면 심플해지는 것일까. 해답은 그것에 있지 않았다.
건강을 크게 잃고나서야 주거환경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는 저자 쇼코는 17평 정도의 공간에서 혼자 생활하며 산다. 실제로 사용하는 물건만
두고, 집안일은 결코 미루어두지 않으며 바로바로 치우고 정리하는 것으로 살림 실용법을 전파하고 있다. 결국 그녀는 '비우는 살림법'이 얼마나
편리한 것인지 알게 하는데 저절로 되는 청소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만든다.
최근 케이블을 통해 여러 살림고수들이 안내한 방법들이 있긴 하지만 쇼코는 효소, 세제 등등을 빼고 간략하게 베이킹 소다와 액체/고체 두
가지 비누로 깨끗하고 반짝반짝한 집안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너무 간단해서 정말? 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에서
책촬영을 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녀의 집은 물때 하나 끼지 않았는데 청소 도구를 쉽게 배치하고 그때그때 치우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니 당장 따라해봐야겠다 싶다.
공연때마다 여기저기 옮겨다니는 성악가 최영옥은 깔끔하게 정리 잘하기로도 유명한 사람인데, 언젠가 그녀가 청소도구까지 챙겨다니면서 잠시 잠깐
머무는 호텔에서조차 반짝반짝하게 청소하는 모습을 보며 참으로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더랬다. 그쯤되면 남에게 청소쯤이야 맡기면 될텐데, 성격이
깔끔한 그녀는 스스로 깨끗하게 하는 법이 몸에 습관으로 익어 저절로 된다고 하니 그 습관이 얼마나 부럽던지. 그 깔끔했던 호텔방을 떠올리게
만드는 살림법을 오하라 쇼코가 알려주고 있으니 눈에 불을 켜고라도 메모하며 읽어냈다. 이 얇은 책을.
구경하면할수록 재미났던 [집안일이 좋아지는 작은 살림]은 특별하지 않았다. 하루 24시간 내내 집안 일에 붙어 있으라고 명령하지도 않았고
좀 더 좋은 용품들을 구매하라고 강요하지도 않아 좋았다. 단지 있는 것들 중 불필요한 것들을 버리고 최대한 깔끔하게 정리하면서도 어지르지 않고
사는 방법을 현명하게 알려주고 있다. 그래서 그녀의 살림법은 아주 편해 보이는 방법이었다.
아직까지 설레는 경지까지 이르지는 못했지만 좀처럼 버리지 못하는 내 성격을 반성하며 당장 쓰지 않을 것들을 정리해나갈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혼자 사는 일은 심심한 일이 아니다. 충분히 멋지게, 충분히 깔끔하게 살면서 인생을 채워나갈 수 있도록 좋은 습관을 이 책을
통해 길러나가야겠다. "살림 정말 어렵지 않나요?" 라고 묻는 지인들에게 이 책의 방법을 알려줄 날들을 고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