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가의 살인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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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져가는 퇴물거리 학생가. 누구나 벗어나고 싶어하지만 쉽게 벗어날 수 없는 학생가에 어울리지 않는 묘한 인물들이 땅에 빗물스며들듯 스며들었다. 엄친딸에 아름다운 외모에 과거 피아니스트를 꿈꿨을만큼 수준급 연주 실력을 갖춘 히로미는 고교 동창생인 준코와 학생가 거리에 스낵바를 차렸고 대학을 졸업한 고헤이는 대학원에 다닌다는 거짓말을 고향집에 한 채 허름한 학생가 당구장에서 아르바이트로 삶을 연명하고 있었다. 내일이 되면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기를 바라면서.

 

 

p141  내 인생의 사장 좋은 날은 끝났다

 

 

 

어느날 철로에 몸을 던진 히로미를 살려주며 고헤이와 히로미의 인연은 시작되었지만 자신의 생일날 그녀가 살해되고 나서야 정작 자신은 그녀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음을 깨닫고 말았다. 그녀는 대체 고헤이를 사랑하긴 했던 것일까. 그리고 왜 그녀는 살해되어야만 했을까. 좋은 날은 끝나버렸다. 꿈이 생기기를 바라며 찾아든 골목길에서 연인을 얻었으나 그 골목길에서 잃어야했다. 그녀의 죽음을 연인의 여동생과 함께 파헤쳐나갔지만 결국 알게 된 진실은 씁쓸했다. 고교중퇴한 여 알바생을 두고 대학생 다케미야와 난투를 벌인 마쓰키는 살해되었고 그에게 과학잡지를 건내받았던 스낵바 여주인인 히로미는 칼에 찔려 사망. 히로미가 남몰래 봉사다녔던 수국학원의 원장 호리에는 크리스마스 트리에 매달린 채 죽음을 맞이했다.

 

 

그리고 마지막 비밀은 히로미의 고교 동창생이자 동업자인 마담 준코의 결혼식 날 밝혀졌다. 슬프게도 사랑을 위해 우정을 배신한 것도 진실, 욕망을 위해 양심을 져버린 것도 진실, 연인이 맘 속에 품고 있던 사랑이 자신이 아님을 알게 된 것도 진실. 이었다. 진실을 알게 되는 것이 마냥 신나는 일인 것은 아닌 것이다. 모두가 지긋지긋해하는 낡은 학생가. 탈출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가득한 그 거리에서 누군가의 인생이 끝나버렸다. [학생가의 살인]은 세 건의 연쇄 살인을 통해 인간이 얼마나 유혹앞에 쉽게 흔들리는 존재인지를 보여준다. 정말 학생가의 저주일까. 소설가가 된 이후 쓰고 싶었던 트릭들 몇가지가 쓰여졌다고 밝힌 [학생가의 살인]이 최근에 읽은 [십자 저택의 피에로]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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