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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더쇼크 - '잊혀진 양육자'에서 '친구 같은 아빠'까지, 부성탐구 특별기획
EBS 파더쇼크 제작팀 지음 / 쌤앤파커스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어떤 아버지가 되고 싶습니까?
어떤 아버지로 살고 있습니까?
내가 받을 질문은 아니다. 하지만 '진짜 아버지'가 되는 길을 고민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아버지들에게 책은 모델을 제시하는 동시에 양육에
적극적인 프렌디와 자신을 비교해 보고 부족함을 알아갈 수 있는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어쩌면 변화가 필요한 남편들 보다는 그런
남편들과 살고 있는 아내들에게 이 책은 더 유익하게 읽일지도 모르겠다.
"프렌디"열풍이 불면서 친구 같은 아빠가 등장했지만 여전히 그렇지 못한 아빠들이 수두룩한 세상이다. 특히 책이 묻는 질문은 아주
따꼼따꿈했는데 당신은 '아버지인가요?","친구인가요?","통장인가요?"라고 단 세마디 물었을 뿐인데 가슴은 먹먹해지고 말기 때문이다. 좋은
아버지가 되는 길은 아무도 그 정답을 제시할 수 없다. 친구 같아야 좋은 아빠라고 딱히 말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독일에서는 '제한선'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는데 훈육이라는 의미처럼 매우 엄격하고 권위주의적인 교육을 자랑하고 있는 국가 이니 만큼 너무
딱딱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1960년부터 이 국가에서도 반권위주의를 추구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어른의 명령에 무조건 따르라는 법칙 따위는 없이
양육되어지고 있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어른이 되어가며 스스로를 절제 할 수 있게 되는데 이를 암묵적으로 강제성을 띠고 교육을 하게
된다면 아이들은 마음에 멍이 든 채로 어른이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일정한 제한선을 둔 자유양육의 경우에는 일관되고도 자애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성장할 수 있어 아이들이 자아가 뚜렷하고 건강한 통제력을 가지면서 스스로 만족하고 사교성이 좋은 아이로 성장하게 된다고 한다. 또한
따스한 가정에서 자라나 제한선을 넘으며 반항하는 경우는 적다고 하니 제한선 교육이 적어도 절반이상 성공한 교육법은 아닐까.
사춘기 남자 아이들은 거칠다. 하지만 뒤늦에 아빠 노릇에 참여한 성인 남자들도 사춘기 못지 않은 쇼크 상태를 유지한다고 한다. 엄마들
사이의 우스갯 소리처럼 아이 교육에 필요한 3가지 요소는 할아버지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이 전부일까. 아이 양육에 바쁜 아빠들이
24시간을 쏟을 수는 없다. 하지만 짧은 시간 함께 놀아준다고 해도 질적으로 풍족하게 놀아줄 수 있단다. 몰두! 집중! 을 통해 아이들은 아빠와
함께 하는 시간이 길지 않아도 만족하며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고 하니까.
이런데 아버지가 되는 길이 어렵다고만 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인지. 아버지의 자리를 일찍 포기한 남자들에게 이 책! 꼭 손에 쥐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