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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파울로 코엘료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7월
평점 :
파울로 코엘료의 신작 [불륜]은 제목과 달리 그간 작가가 보여준 필력이라면 분명 질척질척대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있어 선택한 작품이었다.
페이지마다 밑줄 그리게 만들고 그 황금같은 언어들을 달달 외우게 만든 언어의 마술사 파울로 코엘료. 그가 말하는 불륜이란 대체 어떤 수위의
불륜을 의미하는 것일까.
모든 것이 변할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설명할 수 없는 불안. 주인공 린다는 성공한 삼십대에 이런 불안감을
느끼며 산다. 일상은 아무 문제가 없다. 모두가 부러워할만한 삶이다. 안정적인 직장의 남편이 벌어다주는 수입, 무료하지 않을만큼 멋진 전문직종,
직업과 일상은 여유로움과 넉넉함으로 이미 채워져 있는데도 린다는 불안하다. 그리고 우울하다. 그런 와중에 삶의 오아시스처럼 짜릿한 유혹이
찾아왔다. 옛연인이자 정치인인 야코프와 마주하게 된 것. 그리고 충동적으로 그와의 불장난에 뛰어든다. 단순한 성적 호기심이나 무료함 때문만은
아니었다. 열 다섯. 그때 그 시절의 기분을 만끽하고 싶었고 그 어떤 불안에서도 탈출하고 싶었다. 그래서 린다는 호수처럼 잔잔하던 일상에 스스로
돌을 던져 파문을 만든다.
야코프의 부인 마리안을 질투하고 야코프에 대한 사랑과 집착의 과정을 거치면서도 남편에 대한 일정부분도 손을 놓을 수 없었다. 관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맺어지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하며 끊어지기도 한다. 그 복잡 미묘한 관계 속에서 린다는 드디어 결정을 내리는데.....!저자
파울로 코엘료는 작품을 통해 육체적인 놀이가 아닌 진정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노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감정선을 타는데 뛰어난 동양의
작가들에 비해 그가 전하는 여성의 심리는 어딘지 모르게 여전히 연금술사적인 부분이 엿보였다. 그래서 백퍼센트 린다의 마음으로 읽어내지 못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여전히 멋진 문장들이 많이 등장했다. 작품 속에선.
정말로 전염성이 있는 것이 두려움이다. 누가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살아? 마음껏 사랑하는 것은 마음껏 사는 것이다.라는 등의 명문장들에 밑줄
긋게 만들지만 린다의 마음으로 돌아가면 그녀의 일상의 일탈을 감행하고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은 다소 공감을 얻어내기 어려운 부분들이 존재했다.
내가 린다라면 어떻게 했을까? 보다 내가 작가라면 어떻게 전개했을까? 가 먼저 떠올려졌던 소설 [불륜]은 그렇게 읽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