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오늘 회사 그만둡니다! 1 - 우리는 정말 직장을 잘 알고 있는가? 저 오늘 회사 그만둡니다 1
황진규 지음 / 북마크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참 솔깃해지는 제목의 책이다. [저 오늘 회사 그만둡니다(1)]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누군가의 녹을 먹고 사는 지금,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불끈불끈 솟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차마 그만둘 수 없는 이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대변하는 책 제목이기 때문에. 한때 '회사가기 싫어'라는 카툰형식의 그림책을 좋아라 했었는데 그 산문 버전 같은 느낌의 이 책은 연봉 6000만원 대기업의 대리로 남부러울 것 없을 것만 같은 한 직장인에 의해 쓰여졌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그러다 7년 만에 퇴사한 저자의 손에 의해 쓰여졌다.

 

시작점. 반드시 어떤 일엔 시작점이 있듯이 지방대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현대위아에 입사했으나 4년차가 되던 해 돌연 퇴직을 꿈꾸게 되었던 그는 바로 퇴직할 수 없어 준비기간에 돌입했다. 글쓰기 모임, 퇴사를 고민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을 전전하며 글쓰기 연습을 했고 한 권의 책도 출간했다. 바로 <당당한 신입 사원의 7가지 습관>이라는 제목의 책을. 즐겨보던 xtm <남자의 기술>에 나와 '행복한 밥법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던데 왜 저자의 강연만 쏙 빼놓고 보질 못했는지 아쉽긴 하지만 책을 통해 그 아쉬움을 십분 달랜다. 직장 상사의 부당한 야근 지시에 7년 동안 밥벌이를 도와준 직장에 사표를 내고 강연과 책쓰기에 몰두하고 있는 저자. 그가 말하는 직장의 허와 실은 사회생활을 해 본 사람이라면 귀를 기울이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공감부분들이 참 많아 씁쓸하면서도 한편 위로가 전해졌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니구나! 하고.

 

바로 금요일. 누군가로부터 소시오 패스 같은 전문가에 대해 들었는데, 이 책 속에서도 등장했다. 전문가들 중에는 소시오 패스 같은 류의 사람이 많다고.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양심조차 꺼려하지 않는데 그런 그들이 사회 속에서는 더 성공하기 마련이라고. 더 끔찍한 일은 그가 다닌 회사에서 감행한 혁신휴가였다. 2달간의 휴가를 32명에게 제공했으나 이 휴가에서 돌아올 수 있는 이는 단 한명도 없었노라고. 이름이 휴가인 정리해고. 이렇게 사람들을 회사에서 쫓아낼 수도 있구나 싶어 놀랍기도 했지만 기업의 이익을 위해 사람을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그 처사가 너무나 비인간적으로 느껴져 울화통이 치밀어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깨닫고 말았다. 가장 민주적이지 못하며 자유스럽지 못한 곳이 회사라고. 군대가 아니라.

 

그래서 출판사의 오너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불편했다고 토로했나보다. 나 역시 편하게 읽히지 않았다. 하지만 가장 리얼한 고백이 아니었나 싶다. 불편한 진실. 이 책 속에는 모두가 공감할 그 진실이 담겨져 있다. 아정적인 직장을 다니다 회사를 박차고 나온 그는 대체 왜 이런 책을 썼을까. 대한민국의 모든 직장인을 응원하기 위해서라고. 진짜 행복한 밥벌이를 할 때라고. 그는 책의 제일 마지막에 밝히고 있다.

 

 

p224  원치 않는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가는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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