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의 정석 - 상대의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주는 생각 표현의 기술 10
박신영 지음, 박혜영 그림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프레젠테이션을 잘할 수 있는 비법이 적힌 책을 읽은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에는 <보고의 정석>을 읽게 되었다. 전작 <삽질정신>을 읽고 <기획의 정석>을 읽기를 원했는데 순서가 어찌어찌 하다보니 그 다음 권인 <보고의 정석>부터 읽게 된 것이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순서야 어찌 되었든 내겐 다 필요한 내용의 책이니까.

 

빡신. 그녀는 공모전 23관왕의 신화를 기록한 기획의 여왕이었다. 그런 그녀의 발상력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어디 흔한가. 그래서 책을 집어 들었는데 그 표지부터 맘에 들었다. 새 책 띠지에 이렇게 적혀 있었으니,

 

"기획을 잘하는 사람은 아이디어를 남기고 보고 잘하는 사람은 성과를 남긴다" 라고.

 

구구절절하게 쓰는 것보다 한눈에 확 들어오는 보고서를 작성하고 싶은 욕심으로 펼쳐들었지만 그 어디에도 보고서 양식은 눈에 띄지 않는다. 베스트셀러처럼 읽고 싶은 보고서를 쓰는 요령은 저 멀리 있지 않았다. 분명한 목적, 그리고 철저한 짜임새에 맞춰 쓴 내용. 이 두가지가 요지였다. 이를 목표로 끊임없이 도식화하고 끊임없이 로직트리화하는 것이 요령이라면 요령이다. 빈틈 없는 기획서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제안 배경/제안 내용/실행방안/기대 효과가 일목요연하게 담겨야 한다.  네모로 분류해보고 때로는 동그라미로 그려보는 일. 이 모든 일의 목적은 기획서를 한 눈에 들게 하기 위함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빡신이 기획 노하우는 글이 아닌 그림으로 설명되어져 있어 쉽다. 하지만 이 쉽게 설명된 일은 내 일로 가져와 한다면 또 다시 머릿 속은 복잡해 지고 만다.

 

책을 읽기 전에 이미 기운 빠진 사람이나 책을 보면서도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도 저자는 미리 칭찬을 발라둔다. "당신은 충분히 훌륭하다고"다독이면서 좀 더 쉽게 설명해줄테니 한 번 해 보라고 독려한다. 그려보고, 써 보고, 단순화해보고 끝까지 포기하지 말 것! 나는 이 책을 통해 이 점들을 배워나갔다. 어쩌면 나는 내일도 근사한 보고서를 작성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원하는만큼의 기획을 해내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과 함께 고민하며 까맣게 세운 밤의 시간은 결코 잊혀지지 않을 듯 하다. 이 순간. 나는 분명 정신도 마음도 창작력도 깨어 있으므로. 이 시간의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임을 '도전'을 통해 보이리라 맹세하면서. 묘한 출사표처럼 되어버린 빡신의 <보고의 정석>을 앞에 두고 하얀 백지와 볼펜 한 자루를 그 옆에 두고 첫장부터 다시 넘기고 있다. 정말 멋진 보고서를 한 번 써보리라는 다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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