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7 - 하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한희선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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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를 저질렀을까.

이름도 기억나지 않고 낯선 맨션에서 모르는 사람과 함께 눈을 떴는데 그 앞엔 거액의 현금과 권총, 피 묻은 천이 놓여져 있다면......! 나 같아도 내가 혹시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닐까? 사람을 해친 것은 아닐까?' 불안감이 들었을 듯 하다.

 

팔에 새겨진 '레벨7'이라는 단어를 추적해나가며 자신이 누구인지 찾기 위해 애쓰는 남녀와 상담 중이던 여고생이 실종되어서 그녀를 찾기 위해 "레벨7"의 의미를 뒤 쫓는 카운셀러 에츠코의 이야기가 담긴 소설이 미야베 미유키의 [레벨7]이다. 서스펜스 스릴러로 장르구분 되어 있는 이 소설은 [모방범],[화차] 등의 소설에 비해서는 나와 코드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 듯 했다.

 

역사소설을 쓰고 있어도 여전히 사회범죄소설 작가처럼 느껴지는 미야베 미유키는 이 소설 역시 실화사건을 바탕으로 썼다고 밝히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언급되고 있는 만큼 헷갈릴 수는 있겠지만 메모해가며 차근차근 읽다보니 얽혀 있는 실타래에 비해 풀려지는 실타래가 가벼워(?) 생각보다는 쉽게 읽히는 편이었다. 다만 두 가지의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되다보니 복잡하게 보일 수는 있을 듯 하다.

 

줄기는 간단했다. 기억을 되찾아야 하는 두 사람과 사람을 찾아야하는 한 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지점에서 만나게 된 과거의 사건. 누가 범인이고 누가 조력자이며 누가 거짓말을 한 것인지만 이해하면 사건은 의외로 간단하게 설명될 수 있는 것이어서 결말부분이 오히려 반전이 없는 것처럼 보여지는 편이 아쉬웠다면 아쉬웠달까.

 

나흘 간의 이야기로 미스터리를 풀어나간다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그 사건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인물간의 갈등 구조를 만들어 나간다는 것 역시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미야베 미유키였기 때문에 쓸 수 있는 소재가 아니었나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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