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양우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들이 불온서적이모 대한민국 최고 대학이라 카는 데도 불온 단체라 이 예깁니까 ?  그라모 판사님도, 저 검사님도 그 불온 단체 출신이신데, 도대체 이기 우찌 되는 깁니까?   

 

 

 

부당하고 엉터리 투성이인 재판과정 보기를 나는 미루고 또 미루었다. 가슴 아픈 장면들이 밤잠을 이루지 못하게 할까봐. 쉽게 분노하고 오래 담아두게 될까봐. 영화가 내려질 때까지 외면했다. 일부러. 하지만 결국 보게 되었다. 이 영화! 안 볼 수가 없었다. 배우 송강호를 비롯한 명품 연기자들이 빚어낸 한 편의 감동이 왜 대한민국을 덮었는지 깨닫게 되는데는 채 1분도 걸리지 않았다. 그 영상의 감동을 눈에 담기 위해 나는 영화를 옮겨놓은 소설책 [변호인]을 다시 집어들었다.

 

 

 

처음부터 말도 안되는 이야기였다. 짜고치는 고스톱판도 이보다는 깨끗하리라. 70~80년대를 젊은 피로 살아보지 않는 나를 비롯한 후세대에게 이 이야기는 낯설고도 묘한 이야기로 비추어졌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는 여전히 부조리한 사회의 모습이 그려진다. 말도 안되는 음모들이 도사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옛날 웃기고도 슬픈 이 재판의 이야기는 허구의 틀을 쓰고 있지만 리얼리티가 강해 가슴에 뾰족한 생채기를 내고 말았다. 하지만 결코 그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알아야 할 이야기를 알게 된 것 같은 시원함도 함께 주어졌기 때문이다.

 

 

 

갈등 요소는 인간과 인간 혹은 인간과 사회 속에서 빚어진다고 해도 이야기 속에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역시 '인간'이다. 특히 주인공의 변화된 모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졸출신 그것도 상고출신이면서 독학으로 사법고시를 패스한 사람. 누군가가 떠올려지는 대목이지만 중요하지 않았다. 배우 송강호가 보여주는 모습은 "송우석" 딱 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잠시 누군가가 떠올려진다고해도 금새 배우가 연기하는 주인공의 일상으로 녹아들어 그를 구경하기 바쁘기 때문이다. 가장 심각한 순간 가장 가볍게 우리를 '들었다놨다'할 수 있는 힘을 가진 배우가 대한민국에 과연 몇이나 될까. 잘 쓰여진 각본, 혼신의 힘을 기울여 연기하는 배우, 모든 스텝들의 열정이 모아져 이 이야기는 하나의 완성본을 완성해 낼 수 있었으리라.

 

 

 

1978년 약국 안에서 박카스와 쌍화탕을 두고 고민하던 부동산 등기 전문 변호사 송우석. 그는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했다. 배운 것이 짧았고 가진 것이 없었지만 "내가 누구인데~"라는 허울좋은 겉치레를 벗어던지고 실리를 택했다. 부동산과 세금이라는 틈새 시장을 공략해서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전공법으로 성공하기 이르렀다. 혹자들은 우습게 보고 사회에선 그를 속물변호사로 볼 지언정 먼 법을 가까이에 느끼게 해 준 서민들에게 그는 편하면서도 나를 도울 수 있는 변호사로 민심 가까이 와 있는 전문 변호사였다.

 

 

 

p88  바위는 아무리 강해도 죽은 기고, 계란은 아무리 약해도 살은 것

 

 

 

이라고 말하던 애송이에게 이 말을 고스란히 되돌려줄 줄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으리라. 진우는 그저 그 옛날 가난했던 시절 푸짐하게 허기를 채울 수 있었던 국밥집 아들이었을 뿐이었으므로. <역사란 무엇인가>,<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민족경제론>을 읽었다고 붙잡혀 가 고문당한 끝에 형을 살게 된 국밥집 아들 진우를 변호하리라 마음먹으면서 우석의 삶은 180도 달라졌다. 그는 이미 이전과 다른 삶을 살기에는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분노게이지는 인간의 것을 넘어서고 있었다.

 

 

 

p156  하께요. 변호인, 하겠습니더

 

p157  지도 제대로 된 변호삽니다

 

 

 

내뱉는 순간,  어느 영화 속 영웅보다 멋진 한 남자가 눈 앞에 서 있었다. 공권력의 부당한 사용을 가리기 위한 재판은 이상하게 변질되어 있었다. 당연한 권리들이 묵살되고 말도 안되는 죄목들이 추가되는데도 아무도 입을 열지 못했다. 그래서 당연한 일들을 일목요연하게 따박따박 밝히는 우석은 바보스럽게 비춰진다. 오히려. 천만 관객을 넘어 대한민국의 민심을 흔든 영화 '변호인'은 마지막까지 그 감동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변호사 사회에서 모두 우습게만 바라보던 속물 변호사였던 우석의 재판장에 부산지역 142명의 변호인사들 중 99명이 그의 변호를 하러 법정에 출두했기 때문이다. 마지막까지 눈물줄기가 마를 새가 없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자백을 얻어내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수단'이라는 고문과 감금이 2014년 현재까지도 세상 어딘가에서는 자행되고 있을 것이다. 세상이 빠르고 편하게 변화하고 있어도 그 이면에는 어두운 부분들을 여전히 끌어안고 공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호인]을 영화로 보고 책으로 읽으며 생각한다. 나는 과연 어떤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나가는 방법이 올바른 것인지, 힘이 없다고해서 포기하고만 일들에 대한 후회는 없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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