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렵 누군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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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화]와 비슷한 시기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한 권 더 읽어볼 기회가 생겼다. 좋은 일이 연달아 일어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용의자 x의 헌신>을 비롯하여 그의 추리소설과 동화,<비밀>이나 <편지> 같은 일반 소설들을 읽어나가며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가 전 장르를 넘나들며 감동을 독자에게 전하는 대단히 능력적인 작가라는데 공감하며 신이 지루한 삶을 영위하는 인간들을 위해 '신의 한수'를 둔 것이 이 작가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매료되었었다. 하지만 최근 몇몇 작품들이 평범하다는 느낌이 들면서 차츰 다른 작가들의 작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었는데 작가는 그런 독자들의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예전과 같은 만족스러운 작품들을 세상에 내어놓기 시작했다. 또 다시.

 

어디서 본 것 같이 익숙하다 싶었던 <아빠, 안녕>은 전에 읽고 영화로도 보았던 [비밀]을, <명탐정의 규칙>이라는 두꺼운 책을 결국 집필하게 만들었다는 <명탐정의 퇴장>, 사라진 유언장을 찾는 과정에서 다잉메시지를 활용한 <수수께끼가 가득>, 동생을 죽인 살인범의 정액을 인공수정하여 아이를 낳은 후 죽은 동생을 버린 남자의 집으로 아이를 보내기 위해 그들 부부에게 접는 하는 어느 여인의 복수극이 담긴 <재생 마술의 여인>,생각지도 못할만큼의 재미를 부여했던 <여자도 호랑이도> 등등 새롭게 썼다기 보다는 기존에 써 둔 단편들을 정리해서 한 권으로 묶은 듯한 이야기들이 가득한 [그 무렵 누군가]는 이야기의 길이는 짧아도 그 여운은 길게 남기는 작가 특유의 분위기가 담겨 있어 만족스러웠다.

 

사연 없는 사람은 없다. 일생을 사건사고를 겪지 않고 성장하는 인생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그 무렵 누군가라는 소설은 매일 뉴스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담장 너머 우리 이웃 중 누군가의 이야기처럼 읽혀졌고 그 재미 또한 가십을 듣는 것처럼 재미났다.

 

2014년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들이 터져나오고 있다. 벌써 4권째 읽고 있는 듯 한데, 완벽했지만 짧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약간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았으므로 다음에 읽게 될 그의 작품은 전작들처럼 장편소설 시리즈의 형태로 출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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